러시아 측 "우크라이나 급진주의자 공격 대비한 것"
美·EU 등 러시아 비난 나서

러시아 군에 억류돼 있는 우크라이나 군함들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 군에 억류돼 있는 우크라이나 군함들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25일(현지시간) 크림반도 주변 흑해와 아조프해에서 우크라이나 포함 두 척과 예인선 한 척을 나포했다. 나포 당시 우크라이나 배에 발포도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 등은 이날 러시아 해안경비대가 흑해에서 아조프해로 가는 길목인 케르치 해협을 통과하던 우크라이나 배들에 포격을 가한 뒤 나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케르치 해협 통과 때 (우크라이나에서) 우리 쪽에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배들이 불법으로 우리 영토에 들어오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2014년 크림반도를 무력 병합한 이후 가장 심각한 해상충돌로 평가되고 있다. 러시아 측이 선박을 나포한 뒤, 우크라이나 해군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 FSB가 우리 배들에 사격을 가했다. 소형 함정 베르단스크는 반쯤 파괴됐다"며 "항해 계획을 러시아에 미리 통보했는데 공격당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03년 케르치 해협과 아조프해를 공유 해역으로 하기로 합의했지만, 최근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선박들을 검문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급진주의자들이 러시아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에서는 러시아 측 검문에 대해 "정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26일(현지시간) 안보대책 회의에서 "러시아의 행동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미친 짓"이라 비난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60일간의 계엄령을 선포하고 전군에 전투태세를 명령했다.

포로셴코 대통령의 성명이 있던 날(26일) EU와 미국도 러시아의 나포를 비난하고 나섰다. 도탈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아조프해에서 러시아가 무력을 사용한 것을 비난한다"며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승조원과 함정을 돌려보내고 추가 도발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도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하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언급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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