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대법원장 테러 사건'..."얼마나 사법부가 신뢰를 잃었으면..."
본인 관련 판결 불만으로 1인 시위 하던 70대 남성이 화염병 투척...현장에서 검거
김태규 판사 "판결 불복해 물리력 행사는 수용 어려워...법원 스스로 더 노력해야"
김명수 체제, '코드 인사'-'법관 탄핵' 등 국민 지탄 받을 일 많이 해
정규재 대표 "재판 들어가면 판사 고향-학교-우리법연구회 소속 여부 확인해야 하는 현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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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탄 관용차가 출근길에 화염병을 맞는 사건이 일어났다. 현직 대법원장에 대한 '테러 시도'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처음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27일 오전 9시 10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남모씨(74)가 법원 청사로 출근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관용 차량에 화염병을 던졌다.

화염병에 붙은 불이 승용차 조수석 앞바퀴에 옮겨 붙었고, 남씨 몸에도 불이 붙었으나 현장에 있던 청원경찰들이 소화기로 즉시 진화했다. 남씨는 현장에서 검거돼 인근 파출소로 이송됐다.

강원도 홍천군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던 남씨는 지난달 초부터 대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친환경 인증과 관련해 행정관청의 처분이 부당하며 국가를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지난 16일 대법원에서 자신의 상고를 기각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플라스틱병에 시너를 담아 불을 붙인 뒤 승용차를 향해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법원장은 신변에 이상이 없이 평소대로 출근했다.

지난 2007년 재임용 탈락 사건 항소심에서 패소한 김명호 전 성균관대 조교수가 담당 재판장인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이른바 '석궁 테러'를 한 적은 있지만 대한민국 3부 요인 중 한 명인 대법원장이 이같은 봉변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사건 소식이 전해지자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소송 당사자가 판결의 결과가 불리하다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도무지 수용하기 어렵다"면서도 "법원 스스로도 더욱 더 법과 원칙, 절차에 충실하게 재판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출범 이후 사법부가 얼마나 권위를 잃었으면 이런 일까지 발생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지난 19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의 ‘판사 탄핵 의결’이 돌이킬 수 없는 사법부 권위 실추를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의는 좌파성향의 특정 연구회(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가 장악해 정치적 편향 문제와 의결 과정에서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이번 탄핵 촉구 결의안에 참가한 집행부 절반 이상이 이들 단체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자유한국당 윤한홍 의원이 공개한 자료 등에 따르면 법관회 의장·부의장·운영위원 등 집행부 총 13명 중 7명이 이 두 모임 소속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올 2월엔 이 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들이 대거 서울중앙지법에 배치되며 이른바 ‘코드 인사’사태가 불거졌다. 자유한국당은 이를 두고 "인권법연구회 주도 사법 쿠데타"이자 "명백한 김명수 원장의 법원사유화"라고 규정했다. "인권법연구회 사법부를 반드시 국민의 사법부로 돌려놓겠다"며 강력 반발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 사법부 체제에서 오랜 논쟁거리였던 소위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무죄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판결은 국방의 의무를 회피해 온 자칭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을 14년 여 만에 뒤집은 것이다. 해당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다수 시민들이 “우리는 양심이 없어서 군대에 갔냐”며 사법부의 판결을 조롱하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삼권분립의 한 요소인 사법부가 사조직화·정치 편향화가 된다는 비판을 받는 동시에 일반 국민들의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 나오며 사회 저변에 ‘사법 불신’과 ‘사법부 권위 불인정’ 의식이 갈수록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편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 겸 주필은 이날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채널에 업로드한 '사법부의 화염병, 올 것이 왔다'는 제목의 영상칼럼에서 "판사에게 재판이 배정되면 우린 그 판사의 고향, 학교 그리고 우리법연구회인지를 먼저 물어봐야 한다"며 "출신 지역, 출신 학교, 출신 단체에 따라서 판결이 모세의 바다처럼 갈라진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게 지금 법정이냐?"며 "오늘 한 노인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화염병을 던졌다. 이런 일은 대한민국 사법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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