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1월 소비자동향조사 발표...고용부진, 생활물가 상승 등 영향
가계수입·소비지출·취업기회 전망 모두 하락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택가격전망도 급락

자료: 한국은행

 

가계의 소비심리가 1년9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에 고용부진과 주가하락, 생활물가 상승 등의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진 탓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0으로 전달(99.5)보다 3.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지난해 2월(93.9)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저치로, CCSI는 두 달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2017년 장기 평균을 기준(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고, 반대인 경우는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 12~19일 국내 도시 2500가구(응답 2188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다.

6개월 전보다 현재 경기가 좋은지를 묻는 현재경기판단(62)과 6개월 후 경기가 지금보다 낫겠느냐고 묻는 향후경기전망(72)이 모두 전월대비 5포인트 떨어졌다. 현재경기판단은 지난해 3월(59) 이후, 향후경기전망은 지난해 2월(70) 이후 각각 최저치였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계수입전망(97)과 소비지출전망(108)이 각각 2포인트, 3포인트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 역시 4포인트 하락한 75였고, 임금수준전망(118)도 3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지속에 따른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 고용지표 부진, 주가하락 등으로 경기관련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생활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가계 재정상황 관련지수도 약세를 보이며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정책을 시행한 영향으로 주택가격전망도 급락했다. 지난 9월 128을 기록했던 주택가격전망은 10월 114로 떨어진 데 이어 이달 101로 더 떨어졌다. 지난 7월(98)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에 따라 주택 매매거래 가 둔화됐고 시중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지방 주택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