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관이 직접 전화로 중국 알루미늄 생산 업체의 한국 공장 신설에 대해 물어
'한국산 알루미늄'으로 둔갑해 수출된다면 미국과의 마찰 불러일으킬 수도

미중무역 전쟁에 따른 관세를 피해 중국 2위 알루미늄 생산 업체인 밍타이가 한국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투자 자체로 인한 국내 알루미늄 업체의 타격은 둘째 치더라도, 중국 기업이 생산한 알루미늄이 ‘한국산’으로 둔갑되어 수출된다면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비철금속협회는 26일 주한 미국대사관의 상무부 관계자가 지난주 전화를 걸어와 밍타이알루미늄의 한국 공장 신설과 관련한 상황을 세세히 물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측은 중국 업체가 한국에 투자하여 알루미늄을 생산하기 시작한다면 한미 통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동조했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미국이 예의주시하는 이유는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알루미늄에 대해 덤핑관세를 최대 104.9%, 상계관세는 최대 80.97%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알루미늄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대미 수출을 하게 된다면 이러한 관세를 피할 수 있다.

국내 전체 알루미늄 생산량이 연간 102만t임을 감안한다면, 밍타이는 알루미늄 연간 생산량이 77만t에 달해 업계에선 ‘공룡’ 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최근 ‘광양알루미늄공업’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투자 허가를 신청했으며 투자 규모는 한화로 약 400억원이다. 

한국비철금속협회는 이날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최근 밍타이가 한국에 투자 허가를 신청한 것에 대해 "광양측에서 입주 계약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이 한국에서 생산하는 알루미늄은 한국산으로 수출되어 관세 10%만 부과된다"며 "중국 기업이 미국의 대중관세를 피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속에서 한국이 미국과의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이 원재료를 중국에서 직수입해 한국에서 생산한다면 국내 제품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고 분석되고 있어 국내 알루미늄 업체의 타격도 예상된다. 

덧붙여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밍타이가 국내에 투자해 5년간 법인세 전액을 감면 받는다면 이들과의 경쟁에서 국내 업체들이 역차별을 받게 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한국비철금속협회는 “알루미늄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1.3%에 불과해 이 같은 중국 기업의 진출에 대해선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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