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측 "통신구 들어가려면 내부 경비와 출입증 확인 등 절차 있어"
네티즌 "2013년 내란음모 계획 아니냐" "전파시설 파괴하면 남조선 혁명완수네"

KT 화재에 카드도 '먹통'…카드사•상인에 불똥 (그래픽 = 연합뉴스 제공)
KT 화재에 카드도 '먹통'…카드사•상인에 불똥 (그래픽 = 연합뉴스 제공)

경찰은 26일 오후 6시경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는 실화나 방화로 인해 벌어졌을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같은 결과를 발표하며 "현장에서 수거한 환풍기, 잔해물 등에 대한 국과수 감정과 추가 발굴된 잔해 등을 통해 화재 원인 및 발화지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소방당국과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화재 현장에서 2차 합동 감식에 돌입했다. 이번 감식은 정확한 발화지점과 원인, 책임 소재 등을 따지는 정밀조사로 진행됐다고 한다. 전날 진행된 1차 감식은 현장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전반적인 피해 상황을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돼 지하 1층 통신구 약 79m가 화재로 소실된 점이 확인됐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화재현장에서 국과수 관계자들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화재현장에서 국과수 관계자들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감식 결과 발표에 앞서,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 수원남부서장 시절 1년에 2~3번 씩 (통신구) 지하에 가 봤는데, 들어가는 문도 이중·삼중이고 모두 잠금장치가 돼 있다"며 "열쇠 관리를 담당자들만 하는 만큼 (이번 화재 현장에서 방화범 등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는 아닐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는 지난 24일 오전 11시12분경 발생했다. 당시 가로·세로 2m, 길이 150m짜리 지하공간에서 발생한 화재로 광케이블과 동케이블이 소실돼 소방서 추산 8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진압에만 10시간이 걸린 이 화재로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 통신 장애가 발생,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 등이 불통돼 큰 혼란이 빚어졌다. KT 측은 26일 유무선 피해 고객에게 1개월 요금 감면 보상안을 내놓은 상태다.

KT 측은 화재 이후 "불을 지르려고 통신구 내부로 들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고 "아현지사 지하실로 들어가려면 건물 내부 경비와 출입증 확인 등 절차를 걸쳐야 한다. 대낮에 이 절차 없이 누군가 접근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화재 당시 포털 뉴스 댓글 캡처.
화재 당시 포털 뉴스 댓글 캡처.

하지만 화재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댓글 등에서는 '이석기 내란 선동 의혹'설(設)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2013년 비밀 조직 모임에서 북한 남침 시 대한민국 사회 내부 교란을 위해 주요 통신시설을 파괴해 북한을 돕는 방안을 모의한 바 있다. 이번 화재로 통신시설이 보안·사고에 취약한 점이 또 다시 확인되면서, 국가 주요 시설의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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