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英 정부 "김정은 치적 스키장서 현대판 노예제…반드시 종식돼야"
美 NBC "10대 많았다" 인권단체 "北당국, 어린이 노동착취 즉각 중단"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13년 마식령 스키장 건설 현장을 찾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2013년 마식령 스키장 건설 현장을 찾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평화 올림픽'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남북 공동 훈련장으로 이용하기로 북한과 합의한 '마식령 스키장'이 어린이 강제노역의 결과로서 '북한인권 탄압의 상징물'이라는 사실이 재조명받고 있다.

마식령 스키장은 면적 1400만㎡(420만평)로, 슬로프가 10개 있다. 객실 250개 규모의 8층 호텔을 갖췄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2013년 3월 체제 선전용으로 스키장 공사를 지시, 공사를 9개월 만에 완성시켰다. '마식령 속도'라는 구호까지 자아낸 이 공사에는 군인과 주민은 물론 아이들까지 수천 명이 강제 동원됐으며 인명 사고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마식령 스키장은 영국 정부와 국제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아동 강제 노역 실태로 지적받은 바 있다. 지난해 2월 평양 주재 영국 대사관 관리들이 마식령 스키장을 방문한 뒤 어린이 강제 노역 실태를 목격했다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당시 영국 외무부 조이스 애널레이(Joyce Analay) 차관은 의회 서면 답변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최고 치적 중 하나로 꼽히는 마식령 스키장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강제 노역에 시달리고 있다"며 "강제 노역은 현대판 노예제도의 일종으로 반드시 종식되어야 한다는 게 영국 정부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역시 "북한 당국이 학생 등 어린이를 강제 노역에 내몰고 있다"며 "어린이 노동착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같은해 1월 미국 NBC 방송이 "북한 주민들은 곡괭이, 막대기로 스키장 진입로의 눈과 얼음을 치웠다. 강추위에 얼굴은 빨갛게 얼어 있다. 11~12세 정도 보이는 어린이를 포함해 10대도 많았다. 이들이 닦은 길로 북한 특권층 가족이 탄 차가 스키장으로 들어간다"고 보도한 적도 있다.

마식령 스키장은 대북제재를 위반한 밀수나 비합법적인 방식으로 들여온 건설 자재를 상당 부분 조달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식령 스키장을 만든 자재들은 대북제재 위반으로 들여온 자재를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