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인터넷판 보도...몰카 사건 터졌으나 상위기관 행안부에 보고도 안 해
피해자가 격리 요구하자 "머리가 모자라냐"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기이자 가까운 친구인 박종환 전 충북경찰청장(64)이 총재로 있는 자유총연맹(자총)에서 잇단 성추문 논란이 일고 있다.

자총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현재 운영진으로 교체됐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동기인 박종환 전 청장이 지난 4월 총재로, 지난 6월에는 ‘문캠프’ 출신인 김평환 씨가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은 26일 “공익근무요원이 ‘몰카’ 촬영한 것이 적발됐지만, 자유총연맹 측은 피해자 측을 도리어 나무랐다”며 “간부 사원의 ‘성희롱’의혹도 두 건이나 제기됐지만, 징계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23일 자총에서 근무했던 나모(29)씨가 지난 9월 여자화장실에 잠입한 뒤, 칸막이 너머로 휴대전화를 넘겨 올리는 수법으로 몰카 촬영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사무실 계단에서도 앞선 여성들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혐의도 받는다. 그의 휴대전화에서 몰카 촬영물이 나왔기 때문에 혐의 입증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피해자에는 자총 여직원도 포함되어 있었다. 경찰은 나씨를 입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동시에 경찰 관계자는 자총 측에 "몰카 피해자를 가해자와 마주치지 않도록 해달라"고 자총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자총 관계자는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공익근무요원을 전출하는 등의 제도가 갖춰져 있지 않아 대처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 신문은 “한동안 두 사람은 업무 때문에 하루에도 몇 차례씩 만나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김 사무총장이 공익요원이 경찰에 적발된 지 열흘이 지나도록 병무청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김 사무총장은 가해자 격리를 요구하는 직원들에게 도리어 “머리가 좀 모자란 것 아냐” “(성폭력 방지교육 같은) 요식행위는 해서 뭐하느냐”고 따졌다고 전해진다. 이 신문은 또 “자총의 성폭력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성폭력이 벌어졌을 때 징계권을 행사하는 행정본부장 유모(54)씨도 성추행 의혹에 휘말린 상태”라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또 지난 3월 노래방 회식에서 유씨가 부하 여직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면서 “내가 아들이 있었다면 며느리 삼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피해자 주장을 소개했다. 해당 여직원은 지난 4월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지난 여름에는 또 다른 간부 김모(39)씨가 부하 여직원에게 사적인 만남을 수 차례 요구한 사례를 소개했다.

자총 감사 결과 김씨는 지난 8월, 새벽에 부하 여직원에게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메시지를 받은 부하 여직원은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이후에도 그는 "내가 대시(구애)해서 넘어오지 않는 여자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피해자는 "거부했음에도 자신의 지위를 활용, 교제를 강요한 것은 성희롱"이라는 입장이다.

대학생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씨도 지난 대선에서 ‘문 캠프’에서 일하다, 지난 4월 자총에 간부로 들어왔다. 자총 직원들은 "김씨가 평소에 대통령, 영부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발언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성희롱 의혹 이후 현재 퇴사한 상태다. 그는 "괜히 논란만 키우는 것 같아서 사표를 냈지만 성희롱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허위사실(성희롱 의혹)을 유포한 사람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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