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금강산-개성(공단) 이명박이 도루묵 만들어...민주당 20년 집권해야" 주장
이병태 교수 "보수 집권세력이 극우였다면 이해찬은 벌써 이 세상 사람 아니었을 것" 일침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민주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당원토론회 '중구난방'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후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민주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당원토론회 '중구난방'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이재명 비호 논란' 대상이 되고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근거조차 불분명한 '극우 몰이' 카드를 다시 꺼내들고 민주당이 20년 이상 집권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복지정책 관철을 명분으로 세웠지만 "금강산과 개성(공단)이 무너졌다"고 비(非)좌파 정권들을 향해 불만을 쏟아내는 모습도 보였다.

전직 국무총리에 민주당 내 최다선인 7선(選) 국회의원, 집권여당 대표로서 이전의 집권세력과 지지 유권자들을 향해 '막말'을 했다는 비판이 확산 중이다. '진짜 극우세력이 존재했으면 친북·극좌 운동권세력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취지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서울 대방동의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중구난방-더불어민주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당원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에서 "독일, 영국, 스웨덴의 사회통합정책은 보통 20년씩 뿌리내린 정책인데 우리는 아주 극우적 세력에 의해 통치돼 왔기 때문에 가야 할 길이 굉장히 멀다"면서 "복지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20년이 아니라 더 오랜 기간 (집권해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다시 정권을 뺏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10년을 (집권)해봤자 (성과를) 무너뜨리는 데는 불과 삼사년밖에 안 걸린다"며 "금강산과 개성이 무너지고, 복지정책도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70년 분단사에서 얼마나 많이 왜곡된 정치를 해왔느냐"며 "이승만·전두환·박정희 독재까지 쭉 내려오고 10년 우리가 집권했지만 바로 정권을 빼앗겨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 도루묵을 만드는 경험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 "정조대왕이 돌아가신 1800년부터 지금까지 218년 중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 지칭) 5년, 참여정부(노무현 정부 지칭) 5년 외에는 한 번도 민주·개혁적인 정치세력이 나라를 이끌어가지 못했다"며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고 지방선거에서 이겨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자본주의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층, 지역적으로 불균형이 심한데, 제대로 잡으려면 반드시 우리 당이 중심이 돼 끌고 나가야 한다"며 "우리 당이 아니고선 집권해 개혁진영의 중심을 잡아나갈 역량이 어디에도 없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우파 지식인 사이에서는 통렬한 비판이 나왔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극우 통치 막말'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한국의 보수 집권세력이 극우였다면 이해찬이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병태 교수는 이어 "(집권세력이 극우였다면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 아들들(세칭 '홍삼 트리오')은 감옥 가서 못 나왔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사면이 되지 않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처와 자식은 (박연차 게이트로) 감옥에 가 있었을 것이고, '광우뻥(광우병 선동이 거짓말이었음을 가리킨 용어)' 선동세력은 다 정치범 캠프에 구금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파와 좌파 중에 어느 쪽이 더 과격한(Radical) 모습을 띠고 있나? 정부에 다른 의견을 말하는 전경련, 경총, 소상공인연합회까지 수사하고 뒤지는 정부가 제대로 된 정부인가? 누가 더 파쇼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왜 국무총리까지 한 정치지도자가 정치적 반대파들의 분노를 충동질하는 언사를 사용할까?"라고 이 대표를 거듭 겨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혜경궁 김씨 트위터 소유주' 논란에 휩싸인 자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아들인 준용 씨 특혜채용 의혹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라고 주장하는 일부 취재진의 말엔 "내용을 잘 모른다"며 "기자간담회에서 말을 다 했다"고 얼버무렸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혜경궁 김씨) 사건의 수사과정, 검찰의 공소과정, 법원의 재판과정을 보고 이야기할 사안"이라며 "정무적으로 판단할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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