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PenN 보도後 '김정은 입체퍼즐' 판매업체 홈페이지서 사라져…'전량회수' 하기로
'서강대 저년이' 前대통령 비방 강의-'빡치미' 여권편향 방송 이어 또 'EBS 정체성 파문'
"北도발 유가족 가슴 찢어진다" "EBS직원들 꼭 수용소에 사시길"
"교육방송이 3대세습독재 정당성 교육?" "국가적 자살" 네티즌 공분
EBS 협력 역사교구업체 '스콜라스'는 "올바른 역사의식 갖추는 제품, 앞으로도 적극 출시"

사진=EBS와 협력 중인 역사교구업체 '스콜라스' 홈페이지 판매란 등 캡처

6.25 침략전쟁 가해자인 북한 정권의 3대세습 독재자이자, 국제사회에서 인권범죄자로 지목된 김정은을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元首)"라며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고 적극 미화(美化)하는 '아동용 교육자료'가 버젓이 판매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국민 혈세와 다름 없이 '강제 징수'되는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이름을 내건 상품이어서 여파가 크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대남(對南) 도발·공격사(史)는 물론 북한주민에 대한 인권탄압 전력은 외면하고 문재인 정권과의 '타협·평화 무드'를 과잉 치적하는 데 EBS가 앞장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BS 자회사인 EBS미디어는 역사교구(敎具)업체인 '스콜라스'와 함께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이라는 제목의 입체퍼즐 교구 제품을 10월11일 출시한 것으로 25일 독자 제보와 펜앤드마이크 추가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EBS가 일명 '만공(만들면서 공부하는) 시리즈'로서 사회·역사 관련 교구를 제작·판매해왔는데,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나란히 앞세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4인을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로 통칭하며 '홍보'하는 것이다.

출시 당시 '스콜라스' 관계자는 "아동 및 청소년이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한반도 평화에 관련된 인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미래세대로서의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교과과정 및 사회적 이슈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여러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언론에 말했다. 나아가 "스콜라스는 아동 및 청소년이 입체퍼즐 조립을 통해 '자연스럽게 올바른 역사 의식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을 제작한다"고 홍보했다. EBS에 단순히 협력하는 교구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올바른 역사 의식'을 설파하고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스콜라스'는 출시 한달 반이 지난 이달 25일까지도 자신들의 홈페이지 첫 화면 대부분을 할애해 문 대통령-김정은을 주인공으로 해당 교구를 판매하는 란을 만들어 뒀다. 

사진=EBS와 협력 중인 역사교구업체 '스콜라스' 홈페이지 전면 캡처

하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어이 없음'을 넘어 '절망'에 가깝다.

페이스북의 개인 시사 논평페이지 <의사양반>은 25일 게시물을 통해 "EBS에서 김정은 입체퍼즐이 출시됐다. (김정은을) 세계 최연소 국가원수에, 한반도 평화시대를 여는 지도자라고 한다"며 "인물 설명에 자국민 수십만명을 (정치범 수용소 등에) 가두고, 학살하고, 고모부와 형을 살해하고, 대남도발로 한국인들도 학살한 건 아예 쏙 빼놨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ebs 김정은 퍼즐' 검색하면 상품구매가 바로 뜨게 돼 있다"며 "EBS 이름 달고 이런 걸 파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런 내용의 글은 게시 5시간여 만에 약 1000명의 호응을 얻었고, 200회 이상 공유됐다. 

페이지 운영자는 댓글을 통해 EBS 약칭을 두고 "Educational Broadcasting of Soviet(소비에트 교육방송)"라거나, "이걸 사서 화형식 하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혀갈 듯하다"고 '풍자'하기도 했다.

EBS미디어가 역사교구업체 '스콜라스'와 협력해 만든 <한반도 평화 시대를 여는 지도자들>이라는 제목의 '만공(만들면서 공부하는) 시리즈' 입체퍼즐 교구에는 북한 김정은을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약속을 했다" "세계 평화로 나아가는 새로운 지표를 마련했다"고 적극 미화하는 설명이 담겼다. 언론 보도에서조차 특정하지 않는 김정은의 생년월일까지 명시하는 한편 평양의 '류경호텔'을 "101층짜리 초고층 건물로 피라미드식으로 건설됐다. 북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고 '선전'하는 행태도 엿보인다.

댓글을 단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제품을) 사서 염산 뿌리고 칼로 난도질해서 불에 태우고 '인증샷 릴레이' 할까" "2천원 정도면 사서 발로 밟아도 되겠다" "EBS 임직원들은 꼭 통일을 위해서 '위대한 지도자'가 운영하는 요덕 수용소나 아오지 탄광, 정치범 수용소에서 매일 매일 그렇게 존경하고 경애하는 장군님 초상화를 우러르며 수령님 은혜를 느끼며 사셨으면 (좋겠다)"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밖에도 "강호순 유영철 조두순 오원춘이 (흉악범죄·살인범죄자임에도) 좋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퍼즐을 만든 것과 똑같다" "무슨 평화시대냐 전국 1위 살인범한테, 아주 김성수 입체퍼즐도 만들지 그러냐" "국가적으로 자살하네" "이게 진짜 나라냐?" "적화(赤化) 교육방송" "답이 없다. 교육방송이 백두혈통의 정당성을 교육하려는 참이네" "이 나라에 간첩이 너무 많다" "교육부문 침투를 거의 마쳤나보다" "나라 꼴이 대단하다. 김정은이 언제부터 '국가원수'가 됐냐" "왕권 물려받은 게 무슨 지도자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EBS와 협력 중인 역사교구업체 '스콜라스' 홈페이지 캡처

아울러 "연평도 (포격도발) 피해자 가족들이 보면 가슴이 찢어지겠다 정말" "이게 XX 교육방송이란 곳이 맞냐" "'스탠딩 에그'랑 무슨 야구 굿즈샵이 못 해낸 걸 이제 EBS가 해내겠구나" "뜯어만드는 세상이라더니 레알(REAL, 진짜로) 뜯어버리고 있다" "애들 코묻은 돈까지 북한에 보내려는 우리 이니만세" "적당히 좀 하자 이것들아" "우리나라 해역에 있던 어선이 (북한에) 잡혔다가 엊그제 돌아왔는데" 등 규탄과 질타를 보내는 시민들이 보였다.

조윤희 부산 금성고 교사도 이날 자유우파 성향 지식인들의 '카톡' 단체 대화방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EBS의 놀라운 짓도 한번 보시죠"라는 글을 올렸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친누나 유시춘씨가 지난 9월22일 EBS 이사장으로 임명됐다.(사진=연합뉴스, EBS 등)

현 EBS 이사장이 '문재인 정권 전신(前身) 격'인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씨의 '친누나'인 유시춘씨라는 점을 지목하는 댓글·공유 반응들도 있었다. 논란이 된 교구 제품은 유시춘 이사장이 지난 9월 하순 임명된 지 약 20일 만에 출시됐다.

그의 혈육인 유시민 전 장관은 친노(親노무현) 운동권의 대표적 일원이며, 지난 7월19일 열린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할아버지, 아버지보다 더 혁신하려는 2·3세 경영자가 얼마나 되느냐"며 "우리나라의 큰 기업의 2·3세 경영자들 가운데 (혁신성으로) 김정은 만한 사람이 있느냐"고 김정은을 귀감으로 세워 기업인들을 다그친 바 있다.

지난 7월 종영된 EBS 시사 교양프로그램 '빡치미' 방송 일부 캡처. 정치권에선 표창원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측 인사 위주로만 출연진이 등장하는 등 이유로 편향성 시비가 일었다.

EBS는 이미 앞서 <빡치미>라는 방송 프로그램의 노골적인 여권편향 문제로 '공영방송의 지위를 악용, 정부·여당 홍보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소속 의원들만 게스트로 모셔오는가 하면, 현 정권 핵심인사들을 배출한 좌파단체 참여연대 소속 인사 등을 초청해 사실상 친(親)노조-반(反)기업 국정 기조를 정당화하는 방송 일변도였다. 총 12부작으로 방영한 뒤 올해 7월 종영됐다.

이달 들어서도 EBS는 자체 운영하는 인터넷 강의사이트 EBSi에서 한 강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상으로 "저년이"라고 부르게끔 조롱하는 '학습 문구'를 활용한 사실이 펜앤드마이크 단독 보도로 알려지자, 장해랑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게재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기에 이르러 '정치편향 논란'이 재점화됐다.

앞서 EBSi의 수능 사회탐구 강사이자 강남 모학원의 강사인 권모씨는 9월 17일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동아시아사(史)' 관련 강의영상에서 역사적 사건들을 쉽게 기억하게 한다는 취지로 '서강대 전연이 귀하당'이라는 약어를 소개하며 "서강대에 대단히 유명한 여성이 있다. 바로 그 분이 서강 출신의 귀하신 분이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뒷모습을 화면에 노출시켰다.

사진=EBSi 강의 영상 캡처

이같은 강의 내용이 이달 6일 알려지자 EBS에 대한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졌고, EBSi는 7일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파문이 커지자 정해랑 EBS 사장이 8일 다시 공식 사과하면서 해당 강사를 즉시 해촉하고 이후 EBS 출연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11월25일 오후 펜앤드마이크 등 언론에서 EBS미디어와 역사교구업체 '스콜라스'가 협력해 제작한 EBS의 아동용 '만공(만들면서 공부하는) 시리즈' 상품이 북한 김정은을 일방적으로 미화했다는 비판 보도를 낸 이후, '스콜라스'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EBS 인물시리즈] 김정은 상품을 판매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오후 8시 확인됐다.
25일 오후 8시40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내 쇼핑란에는 '스콜라스' 홈페이지 판매대상에선 상제된 [EBS인물시리즈] 김정은 입체 퍼즐 상품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오후 8시40분 기준 포털사이트 네이버 내 쇼핑란에는 '스콜라스' 홈페이지 판매대상에선 상제된 [EBS인물시리즈] 김정은 입체 퍼즐 상품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펜앤드마이크(PenN)가 일요일인 25일 오후 톱기사로 '김정은 미화 아동용 입체퍼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내보내자, '스콜라스'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EBS 인물시리즈] 중 트럼프 대통령, 문 대통령, 시 주석 입체퍼즐 상품만 남긴 채 김정은 상품을 배제한 것으로 이날 오후 8시 확인됐다.

'스콜라스' 홈페이지에선 논란 여파를 우려해 문제의 상품을 철회한 것으로 보이나, 네이버 쇼핑 란에서는 오후 8시40분까지도 'ebs 김정은 퍼즐' 검색어 등으로 찾을 수 있는 항목이 20개에 달하는 등 별다른 개선점이 없는 상태다.

다만 이 업체는 오는 26일부터 김정은 입체퍼즐 교구재를 전량 회수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EBS는 당일 '서울신문'에 "자사와 계약을 맺은 스콜라스가 오는 26일 관련 교구재 판매를 중지하고 전량회수 조치하기로 했다"며, 올해 10월 들어 논란된 제품을 출시한 이유를 "지난 봄(4월) 남북 화해무드에 맞춰 기획한 아이템이었다"고 해명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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