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일당이 통신-철도시설 파괴 모의한 것이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깨달아야"
황창규 KT 회장 "진심으로 사과드린다...신속한 보상할 것"
화재 여파로 은행 영업점 전용회선과 자동입출금기(ATM) 수백곳 장애 발생
KT "이동전화 기지국 60%‧일반 인터넷 회선 70%‧기업용 인터넷 회선 50% 복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피해 본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조처 할 것"
소방당국, 이번 화재로 소방서 추산 재산 피해 80억원...완전 복구 일주일 걸릴 것
경찰, 소방, KT 한국전력 등 4개 기관 합동 현장조사 진행

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KT 회장

24일 발생한 KT 서울 서대문구 아현지사 화재로 서울 곳곳에 유무선 통신장애가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KT망을 쓰는 경찰 통신망에도 일부 장애가 발생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사고 현장을 관할하는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경비전화(내부 전화망)는 작동하나 일반전화는 여전히 장애가 있는 상태다. 지방청 상황실과 연결되는 112 통신시스템은 전날 불통이었다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정상화했다.

용산서는 경비전화와 일반전화, 112 통신시스템 모두 전날부터 작동하지 않았다가 이날 오후 2시10분께 완전히 복구됐으며 마포서는 일반전화는 여전히 작동하지 않으나 112시스템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정상 가동됐고, 경비전화도 현재 사용 가능한 상태다. 다만 일부 지구대·파출소는 112시스템이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곳이 있다.

남대문서는 모든 통신망이 정상 작동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경비·일반전화와 112 통신시스템이 모두 불통인 파출소가 일부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일선 경찰관들이 사용하는 업무용 스마트폰 '폴리폰'도 전날 화재가 발생한 오전 11시께부터 당일 오후 6시20분까지 불통이었다가 현재는 정상 작동하는 상태다.

112 신고는 통상 지방경찰청 상황실에서 접수해 관할 경찰서 상황실에 전파하고, 경찰서에서 다시 일선 지구대·파출소 순찰차에 지령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전날 화재로 장시간 통신망에 문제가 발생한 서대문·용산·마포서는 자체 상황실 직원을 서울지방경찰청 상황실로 보내 관할구역 신고를 직접 무전과 112시스템으로 지령하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경찰서 직원들이 서울청 상황실 PC를 이용해 직접 지령했다"며 "KT 회선을 이용하는 경찰서 지령실 112시스템 PC에는 장애가 있었으나 SKT 무선망을 쓰는 순찰차 태블릿PC는 정상 작동한 만큼 신고 하달과 종결 처리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화재에 따른 통신 장애로 은행, 카드, 증권 등의 금융서비스도 곳곳에서 마비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화재의 여파로 KT 아현지사를 통해 서비스가 이뤄지는 은행 영업점 전용회선과 자동입출금기(ATM) 수백곳에 장애가 발생했다. 마포, 서대문, 은평 등지에서 서비스가 중단된 ATM은 4개 은행 179대로 집계됐다. 또 3개 은행의 영업점 64개 전용회선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특히 한 은행은 상담센터 업무와 자동응답시스템(ARS) 인증이 먹통이 되면서 인터넷뱅킹을 통한 자금 이체가 일부 제한됐다. 이들 은행은 대체 회선으로 복구하고, 다른 ATM 위치를 안내하는 조처를 했다고 금융위에 보고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날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해 피해 고객들에게 사과하고 신속한 보상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빠른 시일 안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 KT아현지사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화재로 여러 고객에게 많은 불편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번 화재로 불편을 겪으신 개인 고객 특히 자영업자분들의 보상 문제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빠르고 신속하게 대책 마련해 언론을 통해 알리겠다"며 "안전이 최우선인데 이번 화재를 계기로 더 나은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화재로 네트워크망에 장애가 발생했을 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다른 회사의 망을 공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협의가 진척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KT 화재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통신구 복구를 적극 지원하고 피해 국민 보상을 위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통신망 복구를 신속히 완료해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면서 "이번 통신장애로 피해를 본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 복구율이 25일 오전 9시 기준 전체적으로 50%를 넘었다고 밝혔다. KT는 "이동전화 기지국은 60% 복구됐고, 카드결제를 포함한 일반 인터넷 회선은 70%, 기업용 인터넷 회선은 50% 복구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KT아현지사 화재는 24일 오전 11시12분에 화재신고가 접수됐고 소방관 208명과 장비 60대가 투입됐지만 유독가스 등으로 진입이 쉽지 않아 화재발생 10시간 여만인 오후 9시26분에 완전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인해 통신구 내 광케이블과 구리전화선 150m가 소실돼 소방서 추산 80억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완전 복구에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 KT, 한국전력 등 4개 기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합동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이날은 화재 발생 이후 첫 공동 조사인 만큼 당국은 우선 육안으로 화재 현장을 살펴본다. 이들 기관은 이날 조사를 토대로 향후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한 합동 감식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화재로 지난 2013년 당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서울과 경기지역에 있는 두 곳의 전신전화국 등 주요 통신시설을 공격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지시한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와 관련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예전 통진당 이석기 내란음모로 구속될때 공격목표가 이러한 곳이었다", "이석기 일당이 통신시설과 철도시설의 파괴를 모의한 것이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깨달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교계는 그에게 올해 인권상을 수여했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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