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예방위해 500억원 규모 '산업안전보건발전기금' 출연

자사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렸다고 주장했던 노동자들과의 오랜 분쟁을 사실상 종지부 찍은 삼성전자가 "조속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작업장 관리 등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23일 공식 사과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 대표이사인 김기남 사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에서 사과문을 낭독했다.

김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았는데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며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또 김 사장은 "그동안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병으로 고통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는 보상 범위와 액수 등을 담은 중재안을 삼성전자와 피해자 대변 시민단체에 각각 전달했다.

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 이후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라인에서 1년 이상 근무한 현직자와 퇴직자 전원으로, 보상액은 근무장소, 근속 기간, 질병 중증도 등을 고려해 산정하되 백혈병의 경우 최대 1억5000만 원으로 각각 정해졌다.

김 사장은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방안 논의는 제3의 독립기관인 법무법인 '지평'에 위탁하기로 했으며, 위원장은 지평의 김지형 대표변호사가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원보상위원장이 정하는 세부 사항에 따라 2028년까지 보상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산업재해 취약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고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500억 원 규모의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을 출연하고, 이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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