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광주비엔날레에서 공개된 북한 미술작품
2018 광주비엔날레에서 공개된 북한 미술작품

 

올해 광주(光州)비엔날레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북한 미술작품 일부가 북한 정부의 대표적 해외벌이 기관으로 유엔 및 한·미 정부의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의 중국 미술관 대표의 소유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비엔날레에 북한 미술 작품 13점을 전시하면서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중국 분소(分所)를 운영하는 중국인에게 수천만원의 현금을 보낸 것이 대북(對北) 제재를 피해 돈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2일 광주비엔날레 재단에 따르면 이 재단은 지난 7월 중국인 지 씨와 북한 미술작품 13점을 대여해 두 달간(9.7∼11.11) 광주비엔날레에서 전시하는 계약을 맺었다. 재단은 대여료 2만5000달러(약 2800만원)를 지씨의 개인 계좌로 입금했다.

'금강산' '평양성싸움' '청년돌격대' 등 작품은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가들이 제작한 것으로 작품당 가격은 8000∼20만달러(약 900만∼2억2000만원)다.

지 씨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만수대창작사 미술관' 관장으로 이 미술관은 만수대창작사 등 북한에서 만든 작품을 중국에서 주로 전시·판매하는 곳이다. 주로 김일성과 김정일의 우상화나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 과시를 위한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지씨가 소속된 중국의 민간 예술 단체 '동방문화예술원' 홈페이지의 간부 프로필에 따르면 지씨는 2002년 '김일성 탄신 90주년 기념 미술전'을 열어 김정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으며 2011년에는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바 있다.

유엔은 지난해 지난해 8월 만수대창작사의 해외 사업을 맡는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한·미 정부도 2016년 12월 만수대창작사를 독자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지씨의 미술관은 민간 법인으로 제재 대상에 올라있지는 않다.

광주비엔날레 재단 관계자는 "지씨의 미술관이 만수대창작사 명칭을 사용하고 있지만,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은 아니어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약 전 통일부에 문의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고 절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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