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저해하지 않게 재정비"…美국방부도 "北비핵화 외교노력 보완" 명분 들어
앞서 올해 3월도 KR-FE 훈련 전략자산 참여 없이 기간-규모 절반수준 진행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사진=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내년 봄 진행될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Foal Eagle·FE)'의 훈련 범위도 축소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미 연합훈련이 북핵 협상의 걸림돌'이라는 인식이 이미 고착화돼버린 분위기다.

매티스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에서 현지 기자들과 만나 '내년 주요 훈련에 관해 결정을 내렸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결정을 내렸다. 훈련들을 취소한 게 아니라 '하나의 훈련'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것에 대해선 진행 중인 게 없고 독수리 훈련에 대해서만 (대북)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재정비하고 있다"며 "범위가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훈련 축소 규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매티스 장관과 그의 한국 카운터파트(상대)는 지난달 회동에서 훈련을 포함한 군사활동이 미국과 한국의 군사력 준비 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 노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한·미 양국은 앞서 올해에도 독수리 훈련과 키리졸브 훈련을 3월에서 한 달 늦춰 실시하면서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참여 없이 기간과 규모를 절반 수준(한 달)으로 줄인 바 있다. 이와 같은 수준의 훈련 축소를 고려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로건 대변인은 "우리는 규모와 범위를 포함해 향후 훈련의 여러 측면을 계속 검토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 50차 한ㆍ미 안보협의회(SCM)에서 매티스 장관과 정경두 국방장관이 비핵화 달성을 위한 외교 노력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훈련과 군사활동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합의했다"며 "두 장관은 모든 대규모 군사훈련을 계속 면밀히 검토하고 군사령관의 조언에 따라 조율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이 전략자산 전개 비용의 한국 부담을 요구 중인 한ㆍ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연관되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추가할만한 세부사항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독수리 훈련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지휘소 연습인 키리졸브(KR) 연습과 함께 3대 한·미연합훈련으로 꼽힌다.

특히 독수리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이다. 연합 작전 및 후방 방호 능력을 키우는 게 목적이다. 매년 3~4월께 열리나 올해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을 고려해 지난 4월 한 달간 진행됐다.

앞서 한·미 양국은 올해 들어 을지프리덤가디언과 2개의 해병대연합훈련(KMEP), 그리고 공군의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모두 4개의 연합훈련이 중지됐거나 연기된 바 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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