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韓美워킹그룹서 南北철도 공동조사 강한 지지" 주장
앞서 폼페이오는 "韓美 서로 모르게 행동 않고, 北비핵화 뒤처지지 않길" 경고

20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 직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관계 진전 속도에 뒤처지지 않길 원한다"고 사실상 대한(對韓) '공개 경고'에 나섰다. 그런데 외교부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 측이 남북 철도연결 공동조사 사업에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혀, 문재인 정부의 '딴 소리 외교'가 되풀이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도훈 본부장은 이날 한미 워킹그룹 1차 회의를 마친 뒤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 측이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사업에 대해 논의했으며 '강한 지지(strong support)'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았는지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는 "제재 면제가 워킹그룹 목표는 아니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와 관련된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기술적 문제라는게 본질을 해치는게 아니라 사소한 문제다. 우리로선 미국과 협의해서 제재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 나가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전체적 남북사업 추진 취지가 무엇인지, 이를 통해 비핵화에 어떻게 기여할지 우리의 전략과 생각을 논의했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미 측이)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강력한 지지 표명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철도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일단 조사부터 해야 착공식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가 지난 10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가 지난 10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본부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례적인 '공개 경고'에 대해선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면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했고 여러번 같이 가야한다는 얘기"라고 치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회견에서 워킹그룹 출범 배경에 관해 "우리는 지금 한미가 서로 말을 하지 않고 행동을 취하거나, 특히 미국이 알지 못하거나 혹은 의견을 낼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또는 생각을 전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한국이 (단독)행동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이러한 과정을 형식화하는 워킹그룹을 갖게 됐다"며 "이것이 바로 미국 측의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끄는 워킹그룹의 목표"라고 못박은 바 있다.

한편 남북 정권은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를 거쳐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사이에 착공식을 열기로 합의했지만, 여태 조사 일정을 잡지 못한 상황이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비핵화 촉구 및 완전한 제재 이행 압박이 계속되고 미북 대화가 교착에 빠진 영향으로 보인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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