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8군사 주최 99번째 생일파티에 200여명 대거 참석…"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백 장군, 6.25 초기 '다부동전투' 승리로 북한軍 기세 꺾은 역전용사
대 이어 백 장군 맞은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한미동맹 초석같은 분"
미8군 명예사령관 맡은 백 장군, 요즘도 전쟁기념관 사무실 출퇴근
백 장군 '건강비결'은? "술·담배 일절 안 하고 규칙적 식사-생활…매일 전쟁史 독서"

6·25 전쟁 초반인 1950년 8월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북한군의 파죽지세를 꺾은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의 생일잔치가 21일 오전 서울 용산의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생일파티는 백선엽 장군의 백수(白壽ㆍ햇수로 99세)를 축하하기 위해 미 8군이 '깜짝 파티' 형식으로 준비했다. 1920년생인 백 장군은 오는 23일 만 98세가 된다. 백 장군은 6·25 전쟁 당시 '미군이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고 지칭했던 국군 장성이다.

백수연(宴)에는 6·25 참전국을 대표해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사이먼 스미스 주한 영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주한미군에선 로버트 에이브럼스 신임 한·미 연합사령관(대장), 마이클 빌스 미 8군사령관(중장), 케네스 월즈바크 미 7공군 사령관(중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군에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박종진 육군 1군사령관(대장) 등이 참석해 백 장군의 생일을 축하했다.

21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의 99번째 생일파티에서 백선엽 장군이 미국 태평양사령관 출신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로부터 축하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리스 대사 등 생일잔치 참석자들은 한줄로 서서 백 장군과 부인 노인숙 여사를 맞았다. 특히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인사하면서 "한·미 동맹의 초석과 같은 분"이라고 예우를 갖췄고, 백 장군은 "정말 고맙다"고 답했다. 

백 장군은 "과분한 나에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백 장군의 자녀인 남희·남순·남흥씨는 "아버지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도 영웅이었다"면서 "자신의 공적을 늘 남에게 돌렸고, 우리에겐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백 장군은 이날 참석하기 전까지 생일잔치에 대해 전혀 몰랐다. 에이브럼스 사령관과의 점심인 줄로만 알았다고 한다. 백 장군의 가족과 미 8군이 깜짝파티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21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주한미군 소식통은 "백 장군의 가족들이 생일모임을 하는데 도와줄 수 있는지를 조용히 요청해 와 미8군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역전 노장에 대한 예우 차원"이라고 전했다. 백 장군의 측근 인사도 "주한미군 수뇌부를 포함한 100여명이 이전 생일잔치에도 참석한 적이 있지만 한미 군수뇌부를 비롯해 200명 이상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21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의 99번째 생일파티에서 한 참석자가 백 장군의 사진 등이 담긴 책을 선물하기 위해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백선엽 장군(예비역 대장)의 99번째 생일파티에서 한 참석자가 백 장군의 사진 등이 담긴 책을 선물하기 위해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백 장군은 역대 주한미군사령관이 취임하면 깍듯하게 '전입신고'를 할 정도로 미국의 존경을 받고 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부친인 크레이튼 에이브럼스는 6·25 전쟁 때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백 장군과 친분을 쌓았다고도 한다.

백 장군은 2013년부터 명예 미 8군 사령관을 맡고 있는데, 해외 주둔 미군이 주재국 국민을 명예 사령관으로 임명한 것은 백 장군이 처음이다.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의 미8군 사령부 건물엔 '백선엽 홀'도 있다.

그는 다리가 불편해 휠체어로 다니지만, 기억력은 여전하다. 6ㆍ25 전쟁 때 주요 상황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고 한다. 요즘도 매일 용산 전쟁기념관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한다.

백 장군 측 인사는 "백 장군은 2003년부터 군사편찬연구소 자문위원장을 18년째 맡고 있어 요즘도 매일 용산 전쟁기념관 사무실로 출퇴근하고 있다"며 "현역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노병으로 기록될 것같다"고 했다.

그는 백 장군의 건강 비결에 대해서는 "술·담배를 일절 하지 않고 식사와 생활을 규칙적으로 하신다"며 "요즘도 매일 전쟁사와 군 관련 독서를 하며 지낸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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