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사장 임명 앞두고 운영하던 태양광업체 정치적 측근들과 친아들에게 맡겨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연합뉴스 제공)

총 7조5000억 원대 규모의 수상(水上)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을 주도하는 한국농어촌공사의 최규성 사장(68)이 농어촌공사 사장 임명 직전까지 태양광 발전(發電)업체 대표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관계당국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 사장은 올해 2월 사장에 취임하기 몇 달 전까지 태양광 발전과 관련된 사업체인 Y사 대표로 일했다. 최 사장은 지난 2016년 5월 설립한 전력 및 통신 기기류 사업체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었으며, 농어촌공사 사장 임명 4개월 전인 작년 10월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최 사장이 운영하던 해당 업체의 현재 대표이사는 최 사장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비서였던 J씨가 맡고 있고 당시 보좌관이던 Y씨는 사내(社內)이사로 이름이 올려져 있다. 또 최 사장이 대표이사를 내려놓는 날 최 사장의 아들 최모 씨(38)가 회사 사내이사로 등재되기도 했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당초 전력 및 통신 기기류 판매업으로 등록됐다가 대표이사 교체 시기에 맞춰 회사명도 교체하고 곧바로 태양력 발전업과 전기 발전업, 송전 및 배전업종을 추가했다. 

공공기관인 농어촌공사가 최 사장 취임 후 전국 관할 저수지에 총 7조5000억 원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 사장이 태양광 발전업체 대표를 맡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이 대표를 맡았고 친아들과 측근들이 현재 고위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Y사가 농어촌공사가 추진하는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만약 직간접적 혜택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다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전북 김제 출생인 최 사장은 전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부의장, 서울 민족민주운동협의회 공동의장,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상임집행위원, 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 제도정치위원장 등 재야(在野) 활동을 하다가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 제17대 국회의원(전북 김제시 완주군)에 당선됐다. 이어 같은 지역구에서 제18대, 제19대 총선에 각각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해 내리 당선되면서 3선 의원이 됐으나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가 올해 2월 제9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됐다. 재야 활동과 정치인 경력 외에 동주무역상사 대표이사 등 기업인 경력도 있다. 

한편 최 사장은 8년간 도피생활을 해온 친형 최규호 전 전북교육감(71)을 도운 혐의로 최근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전주지검은 지난 12일 최 사장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최 사장의 친형인 최규호 전 교육감은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 땅을 매입하는 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지난 9일 구속됐다.

최 전 교육감은 2004년 제14대 전북교육감으로 당선됐으며 4년 후인 2008년 8월에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3선 도전이 유력시 되던 2010년에는 선거 4개월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교육계에선 그에 대한 검찰 수사설이 돌고 있었고 그는 그해 9월 종적을 감췄다. 수사 초기 달아난 최 전 교육감은 6일 오후 인천시 한 식당에서 도주 8년 2개월 만에 검찰 수사관들에 의해 체포됐다.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는 21일 "농어촌공사를 통해 최 사장의 해명을 듣고자 했으나 '최 사장은 출장 중이고 최 사장 휴대전화는 검찰이 압수해 통화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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