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소속 노동조합의 요구로 울산 소재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S사에서 고용세습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S사 노조는 3년에 걸쳐 노조원 자녀 및 친인척 등 총 30명을 추천해 입사시켰으며 올해에는 채용공고를 연기하고 특정 조합원 자녀의 입사를 요구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고용세습 '화이트 리스트'를 입수했다"며 "민주노총은 파업할 때가 아니라 국민 앞에 무릎 꿇고 고용세습 문제를 백배사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부 소속 S사 노조의 요구로, 노조 조합원의 자녀와 친인척 등 40여 명이 지난 2011~2013년과 2018년 채용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S사는 현대자동차의 1차 자동차부품 협력사로 2017년 기준 매출액 2조 원대의 중견기업"이라고 전했다.

하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S사 노조는 지난 2011~2013년 조합원 29명이 조합원의 자녀·친인척·지인 등 30명을 추천해 입사시켰으며 올해  2월에도 채용인원 12명 중 10명을 조합원의 자녀로 우선 채용할 것을 회사 측에 강요해 관철했다. 올해 여름에도 S사 노조는 우선순위인 조합원 자녀와 차순위 8명 등 20명의 명단이 담긴 '화이트 리스트'를 추가 작성해 '위 후보군을 우선적으로' 채용할 것을 사측에 또다시 요구했다.

S사 노조는 이뿐만 아니라 퇴직자 자녀 중 채용 우선순위나 채용 공고까지 특정해 회사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사측에 제시한 고용세습 우선순위를 보면 1순위는 퇴직시기가 3년 남았거나 3년이 지난 조합원의 자녀, 2순위는 퇴직시기를 4년 남겨둔 조합원의 자녀, 3순위는 조합원의 친인척 및 지인, 4순위는 일반인이었다. S사에 취업하고 싶은 일반 청년 구직자들이 가장 낮은 순위로 밀려난 것이다.

하 의원은 "이번 명단 공개는 민노총 전체 고용세습 중 빙산의 일각"이라며 "300명 이상 사업장 중 고용 세습 단체협상이 가장 많은 민노총은 '세습 노총'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민노총 전 사업장에 고용세습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련자는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정조사는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만 다루고 있지만,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노총까지 넣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세습 조항을 단체협약에 유지하고 있는 노조 13곳 중 9곳이 민노총 소속이었다. 고용세습을 하는 노조 13곳 중 현대자동차, 금호타이어, 현대로템, 성동조선해양, S&T중공업, S&T대우, TCC동양, 두산건설, 태평양밸브공업 등 9곳이 민노총 소속이고 한노총 소속 노조는 롯데정밀화학, 삼영전자, 현대종합금속 등 3곳이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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