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11년 아랍,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분 민주화 바람을 일컫는 ‘아랍의 봄’을 ‘아랍의 겨울’이라며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듯 요란스레 떠들어댄 결과 이 나라들에서는 정권붕괴라는 비극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으며 오늘과 같은 참상이 빚어지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노동신문은 19일 6면에 ‘아랍의 봄이 가져온 비극적 후과’라는 제목의 정세해설 기사를 통해 이집트, 튀니지, 예멘, 리비아에서 일어난 비상사태 선포와 테러 발생 상황 등을 언급하고 “아랍의 봄이 이 나라들에 종족 간, 교파 간의 유혈적인 분쟁과 무정부주의적인 혼란, 살인과 약탈, 온갖 테러가 판을 치는 냉혹한 겨울을 몰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시기 서방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을 예속시키고 자원을 약탈할 음흉한 목적 밑에 불순세력들을 부추겨 이 나라들에서 반정부 소요를 일으키게 하였다”며 “그들을 민주주의 세력으로 둔갑시키고 무기와 자금까지 대주면서 테러를 비롯한 범죄행위들을 저지르도록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리고는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듯이 요란스레 떠들어댔다”며 “그 결과 이 나라들에서는 정권붕괴라는 비극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으며 오늘과 같은 참상이 빚어지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튀니지, 이집트, 예멘, 리비아는 ‘아랍의 봄’을 통해 장기 독재 집권 세력을 축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튀니지를 제외하고는 민주화와 정권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행하지 못해 무정부 상태와 산발적인 반정부 시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아랍의 봄 이후 여러 지역에서 내전이 발생하거나 심각한 사회 혼란과 경제의 쇠퇴, 종파 간의 대립이 고조되는 양상을 가리켜 ‘아랍의 겨울(Arab Winter)’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노동신문의 이날 기사는 민주화 운동 바람인 ‘아랍의 봄’과 같은 상황이 북한에 발생해 정권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사상교양작업의 하나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나 인권상황 개선 이후에 나올 수 있는 정권 교체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