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검 특수부, 보수 축소보고 및 자금유용 혐의로 곤 회장 전격 체포
르노 주가 8.43% 급락

카를로스 곤 회장
카를로스 곤 회장

 

'닛산 부활'의 주역으로 꼽히는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64)이 자신의 보수를 축소 신고한 혐의로 19일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회장이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임원 보수를 실제보다 축소 기재했다며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체포했다.

NHK에 따르면, 2011년 3분기부터 2015년 3분기까지 곤 회장의 5년간의 실제 보수는 99억9800만엔(약 998억9000만원)이었다. 그러나 곤 회장은 유가 증권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49억8700만엔으로 약 50억엔을 축소해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곤 회장은 2014년 10억3500만엔(약 103억원), 2015년 10억7100만엔, 2016년 10억9800만엔의 보수를 받았다. 그러나 2017년에는 보수가 전년 대비 33% 감소한 7억3500만엔을 받은 것으로 나와있다.

곤 회장이 부품 거래처 등에 다른 대가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또 그의 자택 구입 대금을 닛산이 전액 부담했음에도 이를 수입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닛산 해외법인이 조직적으로 거래대금 내역을 은폐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요코하마에 있는 닛산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그렉 켈리(62) 대표이사도 곤 회장의 부정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어 검찰은 켈리 대표이사도 함께 체포해 조사 중이다.

닛산은 조만간 곤 회장과 켈리 대표이사의 해임을 제안할 방침이다. 닛산은 히로토 사이카와 닛산 CEO(최고경영자)가 이사회에 곤 회장과 켈리 대표이사를 직위에서 즉시 해임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곤 회장은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셰린에서 견습생으로 출발해 르노자동차 부사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1999년 경영위기에 빠진 닛산에 르노가 출자했을 때 닛산에 파견돼 구원투수 역할을 맡았다. 곤 회장은 3년 동안 1조엔의 코스트 삭감 등을 주축으로 하는 닛산 재생플랜을 추진했고, 이는 닛산의 급격한 실적 회복으로 이어졌다. 이후 곤 회장은 2000년 경영위기에 직면한 닛산의 재건을 이뤄낸 점을 인정받아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회장직까지 올랐다.

한편 곤회장이 CEO로 재직 중인 프랑스 르노자동차의 주가가 8.43% 하락했다. 르노자동차는 현재 사태를 파악하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일본 주식 시장은 장 마감 후 곤 회장의 체포 소식이 보도돼 영향을 받지 않았다. 반면,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 시장에서 닛산의 주가는 6.42% 하락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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