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권위원회(위원장 진관·지원 스님)가 제24회 한국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을 선정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같은 결정이 부적절하다고 규탄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일부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소위 ‘인권상’의 기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한편, “부처님의 가르침을 명백히 위반할뿐더러 국민들의 분노를 야기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19일 조계사 건너편에서 열린 '불교인권위의 이석기 인권상 수여 철회 기자회견'
19일 조계사 건너편에서 열린 '불교인권위의 이석기 인권상 수여 철회 기자회견'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등 9개 단체는 19일 오후2시 조계사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란수괴 이석기의 인권상 수여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석복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북한의 핵위협과 남남갈등으로 위태로운 시국”이라며 “국가전복을 획책하여 복역중인 이석기에게 불교인권위원회가 인권상을 수여하기로 한 것에 대해 불교도 사부대중과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것은 천만 불교도를 우롱하고 1700년 호국불교 정신을 이어온 한국불교 정신에 대한 부정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불교인권위원회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국법을 위반한 이석기 인권상을 즉각 취소하고, 불교종단협의회와 조계종은 불교인권위원회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지광·응천 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합 호국승군단장도 ‘이석기 인권상 수여’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불교인권위원회의 편향성을 고발했다. 그는 “(인권상은) 북한 인권 개선에 노력한 공로자에게 주는 것이 마땅하나 불교인권위원회가 지금까지 상을 준 인원들을 보면, 이념적으로 편향된 자들"이라며 "이 단체의 인권상에 대해 의심하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불교인권위원회의 인권상 결정은 불교 정신,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합치한다고 할 수 있나. 호국불교 전통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나”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편향성을 인정하고 참회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불교인권위의 과거 행보에 대해서도 열거하며 불교인권위의 편향성을 고발하기도 했다. 불교인권위의 위원장인 진관스님의 경우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수차례 구속 수감된 바 있다.

집회를 관심있게 쳐다보던 시민들은 이석기 전 의원의 ‘인권상 수상’ 소식에 각기 “세상에 상 줄 사람이 없나” 등 황당함을 표출하거나 한마디씩 보태고 지나쳤다. 집회에 대해 모르고 지나치던 시민들 또한 “말도 안되는 일”이라거나 “진짜 어떻게 될는지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표출했다.

앞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산하 불교인권위원회는 오는 20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리는 불교인권위원회 창립28주년 행사와 함께 '인권상' 시상식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불교인권위는 “이석기 전 국회의원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통일이라는 대원칙과 부처님을 살해하려 했던 데바닷타에게도 성불의 수기를 주는 동사섭의 자비행이라는데 합의해 제24회 인권상수상자로 선정했다”며 선정 취지를 밝혔다. 이어 “이석기 전 의원 수상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모든 양심수들이 석방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은 지난 2013년 9월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됐으며, 2014년 8월 항소심에서 '내란음모 무죄, 내란선동 등 유죄'로 징역 9년, 자격정지 7년을 선고받았다. 2015년 1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9년의 원심 확정판결을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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