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의 질 악화...20대후반 취업자들 단기 일자리로 내몰려

'문재인 불황'으로 고용의 질이 악화하고 있다. 중·장기 취업자는 급감하는데, 초단기 취업자는 급증하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주당 36시간 이상의 중·장기 취업자는 올 들어 80만1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충격이 한창이던 1998년(-165만명) 이후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작년 중·장기 취업자가 42만1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선회다.

반면 주당 근로시간이 1~17시간인 단기 취업자는 17만3000명(전년 동기 대비, 10개월 평균치) 늘어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 이래 최대치다. 상용직인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감소한 만큼 단기 또는 초단기 근무 취업자가 늘어난 셈이다.

이같은 흐름은 20대 후반 고용시장에서도 관찰된다. 25~29세 취업자는 작년 10월보다 10만2000명 늘었다. 이는 이 연령대의 인구 증가폭(9만2000명)을 넘어선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0대 후반 고용의 질이 나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이 연령대의 ‘시간관련 추가취업 가능자’가 9만6000명으로 지난해 10월(6만9000명)보다 2만7000명 늘어났다는 점을 주목한다. 시간관련 추가취업 가능자는 생계를 위해 단시간 시간제로 일자리를 잡았지만 더 일하고 싶어하는 파트타임 취업자를 의미한다. 이들과 잠재경제활동인구 등이 포함된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2.5%로 전년대비 0.9%p 증가했다. 이는 단기 일자리 중심으로 20대 취업자수가 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업자수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도 고용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10월 실업자는 97만3000명으로 10월 기준으로는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올해 내내 거의 유일하게 증가세를 유지하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10월에는 4000명 감소로 돌아섰다. 지난해 8월(-3만8000명) 이후 1년 2개월만에 줄어든 것이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 7월 이후 4개월 연속 10만명 이상 줄었다. 투자와 소비 부진으로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든 여파가 자영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서민 일자리가 많은 숙박 음식점 고용은 급속도록 악화하고 있다. 10월 숙박 음식점업 취업자는 전년대비 9만7000명 감소했다. 10월 기준으로 2013년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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