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자유도' 수준이 오늘날 칠레와 베네수엘라의 운명 갈라

페루-에콰도르 국경에 있는 베네수엘라 이주자들

올해 칠레가 4%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출하는 가운데, 같은 라틴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베네수엘라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칠레는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대통령이 집권했고, 베네수엘라는 그와 정반대의 길을 추구했던 결과다.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라틴 아메리카 정책 분석가 후안 카를로스 이달고(Juan Carlos Hidalgo)는 지난달 23일 베네수엘라를 칠레와 비교하며 베네수엘라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두 국가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을 인용해 양국을 비교했다. IMF가 올해 예상한 바에 따르면 칠레는 남미 국가 중 최초로 2022년 1인당 GDP가 3만 달러에 도달한다. 또 칠레의 올해 성장률은 연 4%로 지난해 1.5% 대비 3배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베네수엘라의 올해 성장률은 -18%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4%에 이어 더 악화된 수치다. 

물가상승률을 본다면 칠레의 올해 물가상승률은 연 2.9%로 안정적인 반면, 베네수엘라는 250만%로 예상되고 있다. 인구도 베네수엘라는 올해 4.28%나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는 반면 칠레의 인구증가율은 1.05%로 안정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후안 카를로스 이달고 연구원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시장 자유의 확대' 여부에 따라 두 나라 간의 격차를 벌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캐나다의 프레이저 연구소가 매년 발간하는 '세계 경제 자유도(economic freedom index)' 를 인용하며 칠레가 남미에서 자유 시장 경제를 가장 많이 포용하고 있으며 세계 15위를 차지하는 반면, 베네수엘라는 162국 중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75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는 이 지역에서 가장 자유로운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칠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폐쇄된 경제 중 하나였다"고 말하면서 "1976년 석유 국유화 조치 이후 차베스 정권을 거치면서 경제적 자유도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칠레는 1980년대 군사독재 정권의 과오는 있지만 시장 친화적인 경제 자유화 개혁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칠레는 올해 3월 취임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신자유주의자이자 시카코 학파로 알려진 밀턴 프리드먼의 이론을 받아들여 경제 자유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국가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법인세 인하, 조세 단일화 개혁, 대규모 인프라 투자, 자유무역협력 확대를 중심으로 한 4대 경제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중이다. 이와 반대로 베네수엘라는 최저임금 인상, 무상교육, 무상의료 확대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극심한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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