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김정은의 본심은 대북제재 완화 등 미국 압박”

일본 아사히신문이 19일 김정은이 현지 지도한 것으로 북한 언론이 보도한 ‘첨단전술무기’는 지대함유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언론들이 최근 김정은이 지도했다고 보도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이 해상에서 이동하는 목표물을 지상에서 쏘아 올린 지대함유도미사일로 명중시키는 시뮬레이션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6일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으시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하셨다”며 “첨단전술무기는 우리 국가의 영토를 철벽으로 보위하고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북한군 무기 시험을 현장에서 참관한 것은 지난해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1년만이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첨단전술무기’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김정은이 시찰 도중 “위대한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생전에 직접 종자를 잡아주셨다”며 “유복자와 같은 무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북한이 두 번째 미북 정상회담을 위한 협상에 호의를 보이면서도 공격 받을 것을 상정해 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은 해상에서 침공을 막는 지대함 미사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해상에서 침공을 막는 지대함 미사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김정은은 작년 6월 신형 지대함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시찰하기도 했다.

이번 발표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본심은 대북제재 완화 등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새로운 첨단전술무기를 시험했다는 것은 대북제재 완화를 통해 경제적 혜택을 조속히 얻기 위해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으로부터 대북제재 완화와 경제적 혜택을 기대해왔는데 그렇지 않고 미국과의 협상이 교착된 것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며 “(첨단전술무기 시험은) 대북제재 완화를 통한 경제적 혜택을 빨리 받기 위한 미국과 서울에 대한 압박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미국 랜드연구소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RFA에 “북한의 첨단전술무기 시험은 미국을 압박해 대북제재를 완화하려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를 얼만큼 원하는지 잘 보여준다”고 했다.

베넷 연구원은 “미국은 이 시점에서 오히려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북한으로 하여금 제재해제를 원한다면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미국 민간연구소 군축협회(ACA) 데릴 킴벌 대표는 “북한의 첨단전술무기 시험은 북한의 인내력에 한계가 있어 미북 간 외교적 노력이 계속 정체된다면 북한은 다시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에 보여주려는 것”이라며 “미국과 북한은 한쪽이 일방적인 조치를 하라고 먼저 요구할 것이 아니라 ‘행동 대 행동’의 서로 주고받기식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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