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청성씨, 日산케이와 첫 언론인터뷰 "北 세습지도자에 무리한 신격화"
"北체제 배급 파탄, 생활은 주민 각자 해결…권력자들 위법 눈감아주고 용돈벌이"
귀순경위엔 "돌아가면 처형당할 우려 있어서, 귀순 후회 안해"
한국군 평가 묻자 "군대같지 않은 군대…전체적으로 강하지 않은 듯" 혹평

지난 2017년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통해 북한군 병사 오청성씨가 귀순하는 모습.

북한군 병사로 작년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오청성씨(25)가 자신이 경험한 북한 체제에 대해 "세습 지도자를 무리하게 신격화하고 있다"며 "북한 청년층은 김정은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돈이나 권력이 없으면 북한에서는 죽어날 뿐(野垂れ死ぬ : 길가에 쓰러져 가엾게 죽음)"이라고 북한 체제의 모순된 실태를 전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첫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다.

일본 국수주의 성향 산케이신문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 도내에서 최근 진행한 오청성 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며 그가 "북한 내부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정치와 지도자에 대한 무관심이 퍼지고 있으며 충성심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체제가 인민들을 먹여 살린다면 손뼉을 치겠지만, 무엇 하나 (혜택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정권이 표방한 수령유일영도체계, 사회주의가 주민들의 삶을 희생시키고 있을 뿐임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활은 (배급이나 급식 등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민 각자가 해결하고 있다"며 "단속 기관 등 권력자들은 시민의 위법을 못 본 척 넘겨주며 용돈을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돈이나 권력이 없으면 북한에서는 죽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씨는 부친이 북한군 소장이어서 북한에서 의식주나, 군대 경력 등에서 혜택을 받은 편이었다고 설명하면서도 북한에서 배급이나 급식 등 국가의 생활보장은 완전히 파탄 상태라고 전했다.

오씨는 귀순 경위와 관련, 친북(親北)진영 등 일각에서 제기한 살인설에 대해 "살인하지 않았다"고 일축한 뒤 "근무지 밖에서 친구와 문제가 생겨 술을 마신 뒤 검문소를 돌파해버렸다"며 "돌아가면 처형당할 우려가 있어서 국경을 넘었다. 귀순한 것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이밖에 일본에 대해서는 "북한이 정치적으로는 일본을 타도하자고 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는 존경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군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는 "군대 같지 않은 군대"라며 "힘든 훈련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강하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미북관계가 악화했을 당시 상황에 관해선 "정말로 미국과 전쟁할 것이라고 느꼈다"며 "(이런) 긴장감은 위에서 내려온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산케이는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면서 오씨가 언론취재에 응한 것은 한국 미디어를 포함해 이번에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오씨는 지난해 11월 JSA로 귀순을 시도하던 중 북한군 추격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총상을 입어 수원 아주대병원과 국군 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오씨의 산케이 인터뷰에 대해 통일부는 19일 백태현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에서 "특별히 언급할 내용은 없다"면서 "오씨는 지난 6월 하나원 교육을 수료했다"고 전했다. 하나원 교육 수료 이후 탈북민 개인의 행보는 자유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 측도 이날 "오씨는 동선과 신병 관리 대상이 아니다"며 "해외로 가는 것이나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하는 것도 모두 본인의 자유"라고 언론에 밝혔다. 산케이는 오씨가 일본으로 건너가 자사와 인터뷰한 경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채 "(오씨는) 현재 오청성이 아닌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을 쓰고 있지만 일본 공안 당국이 오씨임을 확인했다"면서 도쿄에서 인터뷰했다고 전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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