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연설에서 펜스, 시진핑 보는 앞에서 중국 맹비난...시진핑도 미국 보호무역주의 비판
FT "30일 G20에서 美中이 휴전에 이를 것이라는 희망 꺾여"

美·中 갈등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한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실패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FT)는 19일 인터넷판 톱기사에서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며 "APEC 29년 역사 상 공동성명 채택이 실패한 것은 사상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G20 정상회의 때 미중이 '긴장완화'(detente)에 이를 것이라는 희망이 꺾였다"고 밝혔다.

정상회의 의장인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도 공동성명 도출이 실패한 원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방에 있는 ‘거인’ 2명을 알지 않느냐"면서 미국과 중국을 가리켰다.

FT는 각국의 투자가들과 정책담당자들은 미중이 이달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갈등을 봉합하는 휴전에 이르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만약 협상이 실패한다면 내년 1월 부터 미국은 25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 상품에 10~25%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실제 최근 수 주간 미중 사이에 휴전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17일 APEC 정상회의 연설 때 시주석이 보는 앞에서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 기술 탈취 등)자국의 방식을 바꿀 때 까지, 현재의 행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수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왔다. 그런 시절은 끝났다"고 강경 발언을 했다.

이날 시진핑 주석은 먼저 무대에 올라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인류는 다시 한번 갈림길에 섰다"며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하느냐? 협력이냐 대결이냐, 개방이냐 폐쇄냐, 윈윈 발전이냐 제로섬 게임이냐"고 미국을 몰아 부쳤다. 이어 "냉전이나 열전이든, 또는 무역전쟁의 형태이든 대결에서 승자는 없다는 것을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며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노'(No)라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펜스 부통령은 강하게 반격했다. 펜스 부통령은 연설을 통해 "우리는 중국과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왔다"며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고, 그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은 시 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동반자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고 나라의 독립성을 억압하거나 훼손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일방통행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고 우리의 이익과 연관된 모든 곳에서 계속 비행하고 항해할 것"이라며 "괴롭힘은 우리의 결심을 굳힐 뿐"이라고 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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