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표창원 "많은 사람 기만한 책임 져야"…2野 "거짓후보 공천한 민주당도 책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와 부인 김혜경씨(왼쪽).

경찰이 17일 소위 '혜경궁 김씨'로 불리는 트위터 계정 '@08__hkkim'의 소유주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 것이라고 발표한 뒤 이재명 지사는 18일까지 집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19일 김혜경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인 가운데 이 지사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이 지사는 17일 자신의 부인과 관련된 경찰발표가 나온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적으로 반박한 이후 18일까지 추가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휴일 소셜미디어 활용조차 없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어제(17일)에 이어 오늘도 이 지사가 경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면 국민들 보기에 진실싸움밖에 더 되겠느냐"라며 "이미 이 지사 측에서는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이 측근은 "지금 당장 더 해명하고 부인할 것이 없다. 검찰 수사 과정이나 재판과정에서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며 "이 지사는 앞으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야권의 비판론이 고조된 것은 물론 집권여당 내에서도 친문(親문재인)계로부터의 '선 긋기' 움직임이 감지돼, 앞서의 '여배우 스캔들'과 다른 무게감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민주당 대표 시절 영입 인사이자, 경기도 지역구의 표창원 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시정·초선)은 17일 트위터 글을 통해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혜경씨라면 이 지사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거짓말로 많은 사람을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다만 "경찰 수사 결과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만한 정황증거들이 모아졌지만, 이 지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고 법정에서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옳다"고 사퇴론을 전면에 세우진 않았다.

이 지사는 앞서 민주당 대표 경선 당시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로 '탈당 요구'가 나온데 이어, 이번에는 지사직 사퇴요구까지 제기된 터라 신중한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야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이 18일 오후 송희경 원내대변인 논평을 통해 "경찰은 김혜경씨가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면서 집권여당 의원과 대통령의 아들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가 있고,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와 동일인이 아니라면 우연히 일어난 일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제 검찰이 할 일은 공명정대하게 수사하는 일"이라고 해설했다.

한국당은 검찰에 "혹시 수사를 방해하는 세력이 있지 않았는지, 수사 과정에서 직무유기에 버금가는 일이 있지는 않았는지 명백하게 국민 앞에 한점 의혹도 없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혜경궁 김씨가 사실이라면 경기지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와 상관 없이 즉각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이 지사를 압박하는 한편 "거짓 후보를 공천한 집권 민주당도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고 반성문을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종철 대변인이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이 지사 건에 대해 (법원 판결을 두고보겠다며) 손 놓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무책임하다"며 "계속 지켜보고만 있겠다는 것은 공당으로서 기본이 없는 무사안일이며 심각한 도덕불감증"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종철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미 부적격 인물을 공천한 것에 책임이 있다"며 "출당 논란이 있었지만 이를 반대한 이해찬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서 쑥 들어갔다", "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와도 당 윤리위원회도 가동이 안 되고 있다"고 짚어내기도 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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