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연호...김정은에 대한 노골적인 칭송 발언도
친북좌파단체 '백두칭송위원회' 주최 집회 50여명 참석한 가운데 개최
김한성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공동대표 "文대통령 환영 받았듯 우리도 환대하는 것이 예의" 주장
일부 시민들 "백두칭송은 백두혈통을 칭송하겠다는 것이냐. 납득하기 힘들다" 일침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백두칭송위원회 주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을 환영하는 연설대회 '김정은'이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백두칭송위원회 주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 서울방문을 환영하는 연설대회 '김정은'이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친북반미(親北反美) 단체 '백두칭송위원회'의 집회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국민주권연대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친북반미 성향의 단체 13곳이 모여 만든 '백두칭송위원회'는 지난 7일 김정은 서울 방문 환영음악회 및 통일박람회, 김정은 서울 방문 기념강연, 단일기 걸기 등의 사업을 하겠다며 결성식을 연 바 있다.

50여 명이 참석한 18일 집회에는 참석자들의 환영연설과 김정은의 서울 답방을 염원하는 소위 '문화제'로 진행됐다. 단상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과 함께 지난 9월 두 사람이 백두산 천지를 함께 방문했을 때 김정은이 말한 "백두산 천지의 마르지 않는 물에 붓을 적셔 통일의 새 역사를 중단 없이 써 가자"는 구절이 백두산 천지 사진을 배경으로 걸려 있었다.

이어진 연설대회에서 백두칭송위원회 간부로 활동하고 있는 김한성 한국대학생진보연합 공동대표는 "평양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약속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듯 우리도 김 위원장을 환대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대안대학 ‘청춘의 지성’에 다닌다는 최모씨는 "김정은 위원장은 화려한 언변가다. 천리안을 가진 게 아닌지 궁금했다"며 "(김정은의 올해) 신년사에는 인민들의 문제를 어떻게 주체적, 자립적으로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인민을 사랑하고 책임지는 마음이 없다면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연설이 끝난 후 연단에 선 권오민 청년당 공동대표는 그룹 유리상자의 노래 '사랑해도 될까요'와 남북 정상회담 사진을 이용해 만든 뮤직비디오를 보여줬다. 뮤직비디오를 본 집회 참석자들은 "대박이다. 너무 잘 만들었다"며 환호했다. 권 대표는 "서로를 고무·찬양하며 평화로 통일로 나아가자는 뜨거운 외침에 온 겨레 가슴이 뛴다"고 화답했다. 연설대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문재인!김정은!"을 번갈아 외치며 "김정은 환영합니다!"라고 소리질렀다.

하지만 이들의 집회 내용을 지켜보던 일반 시민들이 항의하면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집회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백두칭송은 백두혈통을 칭송하겠다는 것이냐"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북한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한 김정은을 훌륭한 사람인 것처럼 띄워주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두칭송위원회 회원들은 "김 위원장이 독재자라는 것은 분단 70년 간 잘못 심어진 이미지"라며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우리가 하나되려는 힘이 미국의 힘을 압도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파성향 시민단체인 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 16일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두칭송위원회'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