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권 칼럼] 국민연금 핵폭탄, 절망적인 우리 미래
[현진권 칼럼] 국민연금 핵폭탄, 절망적인 우리 미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험료율 인상없이 연금만 많이 주겠다는 결정은 '국가적 재앙' 앞당기겠다는 소리
文 공약인 '50% 소득대체율'은 30여년 뒤 핵폭탄으로 다가올 것
현진권 객원 칼럼니스트

언제부턴가 정치권의 ‘복지확대’ 경쟁이 치열해졌다. 처음에 공짜급식에서 출발해 공짜보육으로 확대되더니, 이제는 선거가 있을 때마다 공짜버스, 공짜주택 등으로 새로운 공짜 신제품을 만들어낸다. 공짜를 남용하는 많은 정치인들의 입에서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진지한 제안은 들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세상엔 공짜가 없다. 복지가 공짜로 제공되는 만큼, 국민들은 이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공짜복지 경쟁을 하는 우리 정치구조를 ‘정치실패’라는 말로 고상하게 표현하는 거다.

더 무서운 건 현재 우리나라의 연금구조가 우리 사회에 주는 파급효과가 공짜복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는 거다. 국민연금은 노년기를 대비해 정부가 강제로 적금을 들게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경제적 합리성 관점에서 봤을 때 문제가 많다. 개인이 정부보다 현명하게 노후자금을 준비할 수 있음에도 선택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우리 국민들이 미래를 대비하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급급한 하찮은 존재이기에, 현명한 정부가 강제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은행의 적금과 같다. 매달 얼마씩 적립한 후, 노년에 가서 사망하기 전까지 연금을 받는다. 다만 은행 적금과 다른 것은 넣은 만큼 받는 게 아닌, 소득이 낮을수록 돌려받는 연금액 수준이 높다는 거다. 이것이 국민연금이 가지고 있는 소득재분배 기능이다. 적금식 국민연금이기에 적립하는 기여금과 노년에 받는 연금액 간에는 균형이 맞아야 한다. 그 균형은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데, 일반적으로 소득에서 떼어 가는 ‘보험료율’과 노년에 받는 연금액의 소득과 비교한 비중, 즉 ‘소득 대체율’이다. 많이 받으려면(높은 소득대체율), 반드시 많이 내야 한다(높은 보험료율). 현재 우리의 보험료율은 9%, 소득대체율은 45%에서 40%로 인하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의 연금구조는 내는 돈에 비해 받는 돈이 너무 많다. 이런 구조를 유지하다 보면, 적립한 국민연금이 2057년에 완전히 고갈되고 만다. 국민연금이 더 내고 적게 받는 구조로의 개혁이 빨리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50% 소득대체율을 공약했고, 현재 이를 추진하려고 한다. 보험료율을 높여야 함에도 보건복지부의 개정안을 거절하였다.

이대로 가다보면 기금고갈은 2054년으로 더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필자와 같은 연령대는 적립된 기금으로 충분히 인생을 즐기다가 저세상으로 떠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열심히 경제활동을 하며 국민연금 내는 30세 청년이 66세가 되는 해에는 기금이 완전히 고갈되고 만다. 국민연금 핵폭탄이 터지는 시기이고, 이는 곧 국가적 재앙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한 50% 소득대체율을 보험료율 인상 없이 추진하려고 한다. 이를 현란한 말로 논리를 제공할 학자출신의 사회수석을 새롭게 임명했다. 현행 구조를 유지만 해도 문제가 심각한데, 핵폭탄이 터지는 시점을 3년 앞당기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는 국가적으론 심각한 문제임에도, 지금의 국민들 입장에선 더 높은 연금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정권을 잡은 정치인도 이익이고, 연금액이 높아지니 현재의 국민도 이익이다. 그러나 이 모든 비용은 아무것도 모르고 태어날 우리의 다음 세대가 다 부담해야 한다.

새로 임명된 청와대 사회수석은 국민연금이 고갈될 경우, 현재의 적립식에서 그때 세대가 부담하는 부과방식으로 바꾸면 된다는 안일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럴 경우에 현재 9%의 보험료율을 33%로 인상해야 한다. 세금과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으로 전체 소득의 50% 이상을 정부에서 가지고 가면, 정상적으로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정부만 믿고 30여년 이상 국민연금을 부은 지금의 청년층이 미래에 받아갈 몫이 없애질 경우, 국민들의 분노를 정부가 지탱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연금이 다른 공짜복지보다 정치실패의 강도가 높은 이유는 핵폭탄이 터지는 시기가 앞으로 30년 이상이 지나서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정치적 수명은 기껏 10년 이내다. 정치인은 이 기간 동안에만 정치적 인기를 유지하려고 할뿐, 국가의 30년 후를 위해 오늘의 정치적 희생을 치르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심각한 정치실패가 국민연금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집권기간 동안에 우리 경제를 거덜 낼 것이며, 그 여파가 정권 이후에도 얼마간 갈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의 잘못된 국민연금 정책은 30여년 후 한국의 경제를 도저히 재생할 수 없는 절망수준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현 정부는 향후 20년 간 정권을 잡겠다고 하지만, 정작 더 두려운 것은 국민연금 개악으로 인해 30년 후의 우리 경제를 폐허로 만드는 것이다.

현진권 객원 칼럼니스트(前 자유경제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7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