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박물관-동화면세점-서울역-종로타워-대한문 등에 주최측 추산 5만명 이상 운집
고영주 변호사 "박근혜 前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무효...애국세력끼리는 비방 삼가야"
전광훈 목사 "北에서 날아온 사상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청와대 점령"
조갑제 대표 "대한민국 사랑하는 사람끼리 총질해선 안 된다"
도태우 변호사 "김정은 체제 종식 없인 한반도 평화도, 진정한 자유도 없다"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에 모여든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김종형 기자)

문재인 정권의 퇴진과 북한에 협력하는 자들을 처벌하라는 목소리가 17일 오후 1시부터 서울 도심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서울 종로구)과 동화면세점 앞(서울 종로구), 서울역 구(舊) 역사 앞(서울 용산구),  종로타워 앞(서울 종로구), 대한문 앞(서울 중구) 등에서 각각 태극기 집회가 열렸고 총 5만 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 문재인여적죄고발국민운동본부, 태극기행동본부,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진실역사교육연구회,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자유대연합, 이선본 등 약 1400여개 우파 단체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집회에 가장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3만 명이었다. 

집회 핵심 관계자인 이마리아 자유대연합 대변인은 "당초 종로경찰서에 집회를 신고할 당시 인원은 1000여명이었지만 3만여 명의 사람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인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번 집회에는 울산 등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부터 광화문광장, 세종대로 도로를 가득 메웠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맞은편인 정부서울청사 방향 인도에도 태극기를 든 시민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고영주 변호사.(김종형 기자)

역사박물관 앞 우파단체 연합집회 뜨거운 열기 속에 개최

이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집회에 연사로 참가한 고영주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은 국회 의결이라는 정치적 결단과 헌법재판소 재판이라는 사법적 심사로 이뤄지는데, 이 두 가지 중 하나라도 무효가 되면 탄핵이 무효다. 그런데 국회 의결 절차에서 왜곡된 언론 보도로 박 전 대통령의 잘못을 왜곡해 의결이 진행됐다. 그러므로 탄핵은 무효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미 2013년에 문재인이 공산주의자이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적화는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발언해 현재 재판 중이다. 이건 미리 (현재 상황을) 예측했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고, 오히려 미리 알고 있는데도 막지 못했다는 책임감에 드리는 말씀"이라며 "하루빨리 이 무도한 반역 정권을 끌어내려면 좌익들이 사용하는 '통일전선 전술(공산당의 힘만으로 혁명이 어려울 때, 공산당이 아니더라도 정권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을 규합하는 전술)'을 사용해야 한다. 애국세력끼리는 서로 비방하는 것을 삼가고 합류하는 사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잘잘못 따지는 것은 정권교체부터 하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당부했다.

고 변호사는 이날 집회에서 "오늘 여기 온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며 그동안 우리나라를 지켜온 국가 중심세력"이라며 집회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고 변호사는 91번이나 열린 태극기 집회에 출장으로 한 번 결석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참가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김종형 기자)

기독교 단체들이 주도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집회는 '문재인 정권 퇴진 대국민 총궐기’라는 이름을 걸었다. 본 집회 시작 전 구국기도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대한민국이 건국 후 70년 만에 자랑스러운 세계 선진 10대 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승만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한미동맹, 그리고 기독교 입국론이라는 4대 기둥 위에 대한민국을 설계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김일성 이후 공산주의·계획경제·주체사상으로 통지해 70년 만에 전 세계 최악의 테러국가, 인권 탄압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또 "대한민국과 북괴의 체제 경쟁은 이미 우리의 승리로 끝났지만, 북에서 날아온 일부 사상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이 연합해 청와대를 점령했다"며 "문재인은 국민 동의 없이 북한에 자주 드나들고 있고, 이를 민간에 알리지도 않고 있고 최근 비행기를 한 대 더 썼다는 내용이 국감에서 밝혀졌는데, 이 내용은 반국가 여적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우익 세력의 규합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온 사람들끼리 총질을 해서는 안 된다. 김정은을 증오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면 다 우리 편이라고 인식해야 한다"며 "이미 우리는 진실 싸움에서 이기고 있고, 다음은 정의의 싸움·법의 싸움이 될 것이다. 결국에는 대한민국이 바로 서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민중홍 국본 사무총장은 "북한이 군사무장을 해제하지도 않고 무기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측만 무장해제를 하고 있다.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김정은에 항복한 문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면서 "지난 9월 능라도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8000만 국민이 손을 맞잡고 새로운 조국을 건설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서 말한 새로운 조국은 자유대한민국이 아니라 북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여적죄로 고발한 도태우 변호사는 "태극기 운동은 3단계 발전을 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단계는 박근혜를 탄핵해 법치를 파괴한 것에 직감적으로 저항한 것이다. 탄핵 무효로 시작된 태극기 물결은 두 번째로 이행됐고, 입법·행정·사법 모두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대한민국의 시스템을 파괴하려는 문 정권에 반대하는 3단계 운동이 시작됐다"며 "애국 태극기 운동은 명확히 결의해야 한다. 김정은 체제 종식 없이는 한반도 평화가 없고,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김종형 기자)

지방에서도 대거 상경해 집회 참석하기도...젊은이들도 늘었다

집회 현장에서는 우익 단체들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구체적으로 비판하는 홍보지를 배포하기도 했다. 나쁜학생인권조례 제정반대 경남도민연합은 홍보물에서 "인권의 이름으로 윤리와 도덕조차 차별로 규정하는 차별금지법인 '경남학생인권조례'를 반대한다"며 "학생들의 성관계를 용인하고 동성애와 에이즈를 확산시켜 교권 침해가 일어날 수 있는 이같은 조례의 시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단체들은 문재인 정권에서 추진 중인 인권정책을 주로 비판했다. 이들은 "가짜인권정책(NAP)은 '성평등'을 앞세워 윤리도덕을 파괴한다. 문 정권에서 말하는 성평등은 자기 마음대로 선택한 동성애 등 모든 성 정체성이 평등하다는 것"이라며 "헌법에서는 양성평등(타고난 생물학적 성인 남녀사이 평등)을 규정하고 있다. 문 정권은 양성평등과 성평등이 같다는 거짓말을 하며 추진하는 NAP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아내와 아들 2명 등 가족 전부가 참가했다는 윤상목 씨(43)는 "울산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1차 피해를 봤고 투자하던 주식시장이 잘못된 정책으로 하락해 2차 피해를 봤다"며 “집회에 참석하고 나니 경제정책뿐 아니라 대북·외교정책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기독교 단체를 통해 집회에 참석했다는 서신혜 씨(27)는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정책 실패와 공공기관·공기업의 채용 비리를 묵인했던 문 정권을 보고 분노해 집회에 참석했다"며 "시위에 나이가 많으신 분들만 계실까봐 우려했는데, 또래 참석자들도 많아 앞으로 오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서 온 이백수 대한민국해외동포회 회장은 "예전에는 발전하는 대한민국에 놀랐지만 요새는 적화되고 있는 모습에 놀라고 있다"며 "우리는 얼마 전 전방 GP(Guard Post)가 철수되는 걸 봤는데, 이런 적화에 놀란 우리 동포들은 디아스포라를 형성하고 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치며 지켜온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한애국당 서울역 구 역사 앞 집회 현장, 일파만파구국연합 동화면세점 앞 집회 현장,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청년들, 종로타워 앞 난민대책국민행동 집회 현장.(김종형·윤희성 기자)

대한애국당 난민대책국민행동 진실역사교육연구회 등 집회도 열려

서울역 구 역사에서는 대한애국당이 91번째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대한애국당 측은 2만 명 이상의 인원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조원진 의원이 주도하는 집회에는 박근혜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단체인 '천만인무죄석방본부'가 동참했다.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일파만파구국연합(대표 김수열)이 주최한 집회가 있었다. 주최 측 추산 인원은 5000명 정도였다. 동화면세점 앞 집회에는 구국동지회가 동참했다. 

종로타워 앞에서는 난민대책국민행동도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이 자국민을 뒷전으로 하고, 난민은 '상전'으로 대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난민대책국민행동은 "정부에서는 난민들에게 건강보험·최저임금·노조설립 등 자국민과 같은 혜택을 주고 있어 가짜 난민이 폭증하고 있다"며 "난민이 주로 발생하는 이슬람 문화는 여성인권 침해, 집단강간, 배교시 참수 등의 잔인한 교리를 가지고 있는 문화"라고 주장했다.

종로타워 앞 집회에는 난민대책국민행동 외에도 진실역사교육연구회와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도 참가해 "역사교과서가 이슬람교와 관련해 지나치게 많은 지면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고 말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대한문 앞 집회는 일찍 종료됐고 참가자들 대부분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앞 집회에 합류했다. 서울 도심 5곳에서 각각 진행된 행사였지만 종료 후 청와대를 향해 일제히 행진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