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KCGI 대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9% 매입
조양호 회장, 프랑스서 KCGI 매집 보고받고 대응방안 모색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국내 사모(私募)펀드 운용사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9%를 전격 매입해 2대 주주가 됐다. KCGI의 한진칼 지분 대거매집은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첫 대기업 공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KCGI는 15일 특수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를 통해 한진칼 지분 9%(532만2666주)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입 가격은 2만4557원, 총매입가는 1307억 원이다. 

한진칼의 지분을 9% 보유하게 된 KCGI는 8.35%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을 누르고 한진칼의 2대 주주가 됐다. 한진칼의 최대 주주는 17.84%를 보유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힘은 한진칼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대한항공(30%), 진에어(60%), 칼호텔 네트워크(100%), 한진(22.2%), 정석기업(48.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 일가가 지분 28.95%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일우재단 등을 합하면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한 한진칼의 총 지분율은 31.98%에 달한다.  

업계는 한진칼 주식 9%를 매입한 KCGI가 사실상의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해석한다.

실제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지분 9%를 보유하는 목적으로 '임원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의 정지'라고 명확하기 밝혔다.

이는 조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권에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조 회장을 임원에서 해임시키겠다는 의미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KCGI는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로 꼽히는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는 비공개적으로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기업을 사고 파는 것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펀드다. 

강 대표는 신한금융투자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던 2005년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보고서를 내 유명해졌다. 당시는 '지배구조'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때였다. 

LK투자파트너스 시절 요진건설산업과 현대시멘트, 대원 등의 기업지재구조 개선에 투자해 큰 수익을 거뒀다. 그는 지난 7월 LK파트너스에서 독립해 기업지배구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PEF인 KCGI를 설립했다. 

조 회장은 KCGI의 행보를 보고 받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프랑스 출장 중인 조 회장은 파리에서 KCGI가 한진칼 지분 매집 소식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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