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홍보예산 작년 2.7억→올해 4.5억→내년 9.6억…野 "급조 가능성 높다"
앱 제작-스튜디오 신설 예산 대폭 증액에 국회 예산정책처도 '성급하다'는 반응
문체부 '국가 이미지 홍보' 예산은 올해 114억→내년 166억대로 늘려
'깜깜이' 정부혁신박람회 예산도 10억 배정…문체부 세부내용 제출 불응
대통령 순방 잦아진 올해 해외문화홍보원 예산 예비비 편성해 100% 늘려

문재인 정부 이후 국무총리실·국무조정실 홈페이지에는 이낙연 총리를 캐릭터화 한 각종 홍보예산과 시각물이 게재되고 있다.(사진=총리실 홈페이지 캡처)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실·국무조정실 '홍보' 예산이 2년 연속 2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100억원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가 이미지 홍보'를 명목으로 한 예산도 내년이면 50%가까이 늘어난다.

15일 중앙일보는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와 국회 예산정책처 등 분석을 토대로 "이낙연 총리 취임 이후 홍보예산이 급증했다"며 "2년 만에 수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총리실 홍보예산은 지난해 2억7300만원이었으며, 올해 4억4800만원으로 증액된 바 있다.

뒤이어 정부는 내년 이 홍보예산을 9억5800만원까지 올리기로 했다. 증액률이 100%를 뛰어넘은 113.6%에 달한다. 함진규 한국당 정책위의장(경기 시흥시갑·재선)은 "총리 행보 영상 등 전시성 예산이 대부분"이라며 "급조된 예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책위에 따르면 홍보예산 중 증가폭이 가장 큰 것은 정책홍보 영상자료 제작(4200만원→2억200만원)으로, 총리의 국정 활동을 영상에 담는다. 그 다음은 원래 없던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신설' 비목에 1억28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한 사례다.

이밖에도 ▲영상편집 장비 등 구매를 위한 자산취득비 5900만원→1억8300만원 ▲콘텐츠유통 및 정책기자단 운영 3300만원→1억2800만원 ▲뉴미디어 앱 운영 및 제작 위탁 5000만원→1억2000만원 ▲콘텐츠 제작요원 인건비 5800만원→6900만원 등 예산이 대대적으로 늘었다.

반면 ▲민간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강화 4000만원 ▲모니터링 대응 강화 2600만원 등은 올해 예산과 동일하게 책정됐고, ▲홈페이지 유지·보수의 경우 1억2900만원→5000만원으로 7900만원 감액된 사례가 있다.

중앙일보는 총리실이 대폭 늘린 자산취득비와 뉴미디어 앱 운영·제작 위탁, 스튜디오 신설 예산에 관해 국회 예산정책처가 "제작 스튜디오를 신설하기보다 KTV 국민방송과 협조하거나, KTV 내 스튜디오를 활용하는 안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청와대 홍보 예산'에 관해서는 "청와대는 별도의 홍보 예산을 두지 않지만 '국정운영관리'라는 큰 항목 안에 담긴 '국정운영 및 콘텐츠 제작비(6억7800만원)' 항목이 홍보예산에 가깝다"고 해설했다. 이 예산은 정부 원안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실은 이낙연 총리의 이름 끝글자를 딴 '여니'라는 애칭을 강조한 '여니타임'을 제목으로, 광장 촛불집회 등 집권 명분을 강조하는 시각물도 제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곳곳에서' 홍보에 힘을 쏟고 있음을 가늠할 만한 예산은 더 있다. 문체부는 올해 114억원으로 책정된 '국가 이미지 홍보' 예산을 내년엔 46억원 넘게 늘린 166억3000만원으로 45.8% 증액했다.

이밖에도 '정부혁신 박람회' 개최 예산으로 10억원이 책정됐고,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인지 정부는 적시하지 않았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정부혁신 박람회의 세부적인 콘텐츠를 구체화하지 않고 10억원을 배정한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이 문체부에 정부 홍보예산 세부내용 제출을 요청했으나, 최근(14일)까지도 문체부는 이에 불응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대통령 해외 순방 홍보·언론 지원업무 등을 맡은 해외문화홍보원 예산도 급증하는 양상이다.

해외문화홍보원 예산은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7억원이 책정된 바 있으나, 올해 3억원을 늘린 20억원이 편성됐었다. 그러나 정부는 사실상 '북한 대리외교' 성격의, 유독 잦아진 대통령 해외순방을 감당하기 위해 본예산(20억원)과 같은 규모로 예비비를 긴급편성했다. 

지난달 24일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해외문화홍보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역대 정부의 대통령 순방 관련 홍보 예산은 23억원 정도"라며 "하지만 이번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치고 있어 평균치의 2배가량을 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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