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공정노조위원장, 5일 이어 14일에도 '묻지마 인사위 회부'..."부당 노조탄압"
"반대 목소리 차단하려하나...이제 건설적인 비판도 제기할수 없는 국가인가"
"회사 발전하려면 쓴소리 귀기울여야...지금 임원진들 수용못해 안타깝다"

MBC가 사내 재정위기 및 노조중심의 운영 실태에 대해 고발하는 활동을 해온 이순임 MBC공정방송노조 위원장을 지난 5일에 이어 또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15일 MBC 공정방송노조에 따르면 MBC는 이순임 위원장을 ‘허위사실 유포 및 회사비방 등을 통해 사내 질서를 문란케 하고 회사 명예를 훼손하는 등 관련 사규 위반’으로 14일 인사위원회에 출석시켰다. 이순임 위원장은 출석 당시 구체적인 위반내용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인사위 위원들은 별다른 설명없이 이순임 위원장의 입장만 듣고 회의를 마무리지었다.
 

이순임 MBC공정노조위원장
이순임 MBC공정노조위원장

이순임 위원장은 인사위 출석 당시 “정년퇴임을 47일 앞두고 있는 MBC 재직 최고참 선배에게 이러한 수모와 징계를 주려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47일 후면 자동으로 퇴직하는 저를 미리 징계해서 회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도대체 무엇인가?”라며 “이것은 오로지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부당 노조탄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최승호 사장 취임 후 MBC의 실질적인 주도권이 언론노조에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MBC의 이같은 행보는 非언론노조 인원들의 목소리에 대해서 완전히 차단하려는 시도는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것은 반대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한 2노조와 3조노에게 경고를 주기 위한 MBC의 전략인가. 그래서 무능한 최승호 사장과 박영춘 감사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을 제기하는 모든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인가”라며 “이제 건설적인 비판도 제기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국가인가”라고 되물었다.

현재 회사가 문제삼고 있는 ‘허위사실 유포와 회사비방 및 회사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확한 팩트에 기반해서 회사의 경제적인 발전 방향과 사내 임직원들 간의 화합을 위해 건전한 비판을 했을 뿐”이라며 “회사가 발전하려면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지금 임원진들은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으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회사는 지금 점점 더 침몰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또한 “언론노조원들처럼 사장의 출근길을 막았다든지, 방문진 이사들의 출근길을 막았다든지, 또는 이사들의 자택과 교회와 학교를 찾아가서 무력시위를 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으며, 팩트를 통해서 건전한 비판을 해왔다”며 자신과 달리, 보다 물리적이었던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행태를 상기시키는 한편, MBC 내에 '언론노조 소속이냐 아니냐'는 불균형한 편가르기식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그는 “노조위원장을 이처럼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엄청나게 중대한 사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47일 후인 12월 31일이며 사랑하는 직장 MBC에서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 MBC는 지난 30여 년 동안 저를 성장시켜서 철들게 했고, 훈련시켜서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면서도 “그렇게 고마운 MBC가 앞으로도 잘되고 발전해야 하는데, 옛 영광은 어디로 가고 이제는 모두에게 조롱받는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러한 MBC의 상황을 보면서 참으로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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