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주최측 "양진호 사건 보고 너무 놀라...상 폐지하기로"
폭행-강요, 마약류관리법, 정보통신망법 이어 '성폭행 혐의'도 추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연합뉴스 제공]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연합뉴스 제공]

회사 전직 사원을 폭행하는 영상으로 유명해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좌파 성향의 문학상에 3년간 매년 1,000만원씩 총 3,0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문학계에 따르면 2016년 문학 관련 A기념사업회가 제정한 이 문학상은 매년 작가 1명을 선정한다.

사업회 측은 소위 ‘고통받는 민중의 삶이나 남북 분단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주목해 왔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소설가, 좌파 성향 언론인 등 3명이 상을 받았다.

사업회는 문학상에 상금을 걸지는 않았지만 양 회장이 작가 개개인에게 창작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A기념사업회를 만든 소설가 B씨는 노동운동, 빨치산, 남조선노동당(남로당) 등을 소재로 수십 권의 책을 냈다. B씨에 따르면 두 사람은 약 25년 전쯤 한 녹즙기 판매 회사 영업 사원으로 함께 일했다. B씨는 당시 양 회장의 회사 선배였다.

B씨는 양 회장에게 노동운동을 하다 알게 된 지인과 문학계 인사 등 주변 사람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양 회장의 회사에서 주요 임원을 지냈다.

일각에선 양 회장이 이들을 고리로 정치·법조·문화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양 회장의 폭행과 엽기적인 행각이 알려지자 해당 문학상을 주관한 측은 당혹스러워하며 이 상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B씨는 "양진호가 후원한다고 해서 처음엔 상업적 개입을 배제한다는 원칙을 얘기하고 거절했는데, 한사코 하겠다고 해서 그러면 수상자에게 직접 주라고 했다"며 "이번에 양진호 사건을 보고 너무 놀랐고, 상 자체를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양 회장이 수년 전 본인 소유 오피스텔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16일 양 회장을 검찰에 송치한 뒤에도 웹하드를 통해 불법 촬영물 유통에 적극 개입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앞서 양 회장은 9일 폭행 및 강요, 마약류관리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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