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의 마무리발언서 "조코위 인니 대통령 '金 초청' 제안 주목된다"면서
앞서 기조연설로 "2019년 韓-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 제안
아세안에 협력기금 배증, 1억달러 규모 지원펀드, 무상원조 확대 등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내년 한국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이 회의에 북한 김정은을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싱가포르 선텍(Sun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께서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북한정상을 초청하는 제안을 해주셨다. 아주 주목할만한 제안"이라며 "한반도의 정세가 계속해서 더 평화적으로 증진된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한-아세안 회원국들과 사전에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위도도 대통령은 "한국과 북한이 함께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그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이 가시화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가 평화를 향해 더 나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적극 검토하겠다"며 "이를 위해 아세안 국가들과 사전에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내년 아세안 정상들을 대한민국에 초대한다"며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두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를 제안한 것은 내년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한다는 취지다. 현 정부 들어 첫 다자회의 개최로 이른바 '신(新)남방정책'을 가속화한다는 구상도 거론된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2009년 제주도, 2014년 부산에서 각각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과 25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바 있다. 세 번째로 열리는 내년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연말로 예정됐다. 

김의겸 대변인에 따르면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은 회의 개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보이며 합의하는 한편 '한·아세안 간 협력 수준이 획기적으로 격상되기를 바란다'고 뜻을 모았다.

청와대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남북 정권간 대화 무드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보인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마하티르 총리는 "한국은 한때 아시아의 은둔국가로 평가받았으나 이제는 아시아 경제 발전에서 선두를 달리는 첨단국가로 성장했다"며 "한국 성장의 비결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자세를 바꾼 것을 알아채고 그 진정성을 평가해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고 우정을 쌓고 있다"며 "북한이 하룻밤 사이에 군사역량을 모두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도발행태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변화를 이끌어낸 문 대통령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며 "한국은 우리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상회의 마무리 발언에선 이른바 '사람 중심' 구호를 강조하며 대대적인 동남아 국가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사람을 중시하는 것이 아시아의 공통점이다. 전세계 인구의 10%인 7억 명에 이르는 양측 국민들이 함께 잘사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한국 신남방정책 최우선 목표는 '사람 중심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라며 "아세안과 한국 국민이 서로 오가고 더욱 가까워지길 바라며 내년도 한-아세안 협력 기금을 2배로 증액했다. 새마을 사업과 같은 농촌개발, 더 쉽게 진료 받을 수 있는 의료 개선 등 아세안의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에 성의를 다 하겠다"고 홍보했다.

또한 "한국에는 50만 명이 넘는 아세안이 함께 살고 있다"며 "한국 거주 아세안의 권익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아세안의 발전은 곧 한국의 발전이다. 아세안과 '더불어 잘사는 상생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겠다"면서 "2022년까지 1억 불 규모의 '신남방지원펀드'를 민관 공동으로,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개발 격차를 줄이는 것은 공동체 발전의 핵심이다.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아세안 공동체 구축을 위해 한국도 함께하겠다"며 "아세안 지역에 대한 무상 원조의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하겠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아세안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흔들리지 않는 평화가 구축될 때까지 정상들께서 계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며 "내년 '201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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