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ICBM 아니니 무관' 발언에 "국민에 날아오는 미사일 상관없단 건가" 성토
"北미사일기지 상세 파악했다면 왜 국민에 알리지 않나…그러니 '北 대변한다' 지적 나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4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발표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지 비밀 운용 정황 보고서에 대한 청와대·여당의 대응을 "(북한을) 변호할 것이 아니라 (기지·미사일·핵탄두 폐기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문재인 정권 핵심부를 향한 공격수로 직접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CSIS는 지난 12일(미 현지시간) 보고서를 내 북한의 공개되지 않은 미사일 기지 최소한 13개를 확인했다고 밝혔고 NYT(뉴욕타임스)는 '북한이 주요 발사장의 해체를 제시했지만, 재래식 및 핵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다른 기지 10여곳에 대한 개선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북한이 큰 기만을 쓰고 있다'고 보도한 바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김의겸 대변인)는 '기만이라고 하는 건 적절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고 하는데, 북한은 최근의 남북회담, 북미회담 이후 지금까지 역할이 끝나 쓸모가 없어진 핵시설에 대해 폭파 퍼포먼스를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황 전 총리는 "그 대가로 한미연합훈련까지 중단됐는데도 계속해서 숨겨진 다른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면 이것이 기만이 아니고 무엇인가", "북한이 여전히 미사일 기지를 운용하고 있다는 데 이를 변호할 일인가"라고 반문을 거듭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폐기한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해당 기지를 폐기하는 게 의무조항인 어떤 협정을 맺은 적도 없다'는 김의겸 대변인의 언급도 거론하며,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를 포함해 약속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구 말이 맞는 것인가"라고도 되물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이 기회에 핵탄두미사일 폐기를 북한에 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또 김 대변인의 '삭간몰 기지 미사일은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는 상관이 없다'는 발언을 지목해 "그렇다면 미국까지 날아가는 미사일만 걱정이 되고 우리 국민을 향해 날아오는 미사일은 상관없다는 말인가"라며 "그러니까 '북한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한미 정보 당국은 군사용 위성을 이용해 훨씬 더 상세하게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청와대 입장에 대해서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면 왜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까. 보안이 필요한 사항이라도 관련사항이 외국에서 보도되기 전까지는 필요한 범위 안에서라도 충분히 국민께 알려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황 전 총리는 "안보, 특히 북핵 문제는 국가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안이하게 대처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끌어가서는 안되는 것이다. 오로지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구 통합진보당 해산을 관철시키고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로서, 내년 2월말로 예상되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유력한 당권주자 중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13일 여의도에서 '우파재건회의'를 주최한 구본철 전 의원 쪽에 "당 외곽에서 우파의 재건에 뜻을 함께 모으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당권후보군에 포함되는 양상이다.
차기 당권을 도모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TBS라디오에 출연해 황 전 총리에게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모르지만 정치를 하려면 화끈하게 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이 끝나고 전당대회 판이 깔리면 나오겠다, 박근혜 정부 명예회복을 위해 팔 걷어 부치겠다고 정확한 메시지를 내야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서 간 보는 방식은 맞지 않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