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는 삼우건축사무소가 삼성물산의 계열사임에도 이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정위는 14일 이 회장이 지난 201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삼성물산 임원들의 명의를 빌려 삼우건축사무소와 그 자회사 서영엔지니어링를 계열사가 아닌 것처럼 위장해 신고하지 않았다며 검찰에 이 회장을 고발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공정위는 1982년 3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삼우건축사무소 삼성 임원 지분의 실질 소유주가 삼성물산이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삼성물산이 차명으로 보유한 위장계열사인데, 이 회장이 이를 인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신고를 누락했다는 게 검찰 고발 이유다.

공정위는 2016년 경제개혁연대 제보와 작년 내부자 제보를 계기로 이번 건을 조사했다. 지난 7월에는 삼성물산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고 삼우건축사무소 차명 주주 5명을 소환해 진술 조사를 벌여 증언도 확보했다.

홍형주 공정위 내부거래감시과장은 "이 회장이 2000년, 2009년, 2013년 허위 자료 제출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으면서도 동일한 법 위반을 반복했다"며 "공정거래법상 총수 개인(동일인)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신고를 하기 때문에 이 회장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홍 과장은 "작년 내부자 제보가 결정적이었고 지난 1999년 공정위 조사 당시 삼성이 관련 증거 자료를 은폐했다는 것을 명시한 문건을 확보했다"며 "7월 현장조사에서 임원 명의를 빌려 지분을 이동시킨 것일 뿐 실질적 소유 변동이 없다는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삼우건축사무소가 2013~2015년 삼성 계열사 상대로 전체 매출의 45.9%를 거두는 등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삼우건축사무소와 서영엔지니어링이 삼성 계열사가 아닌 것처럼 꾸며 세금 감면 혜택을 받고, 공공 입찰에 참여하는 등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을 환수토록 국세청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

삼우건축사무소는 1979년 설립 당시 삼성종합건설과 신원개발(두 회사는 현재 삼성물산으로 합쳐짐)의 자회사였다. 그런데 1982년 3월 삼우건축사무소 임원들에게 주식명의가 이전됐다. 2014년 10월에는 설계부문을 삼성물산이 인수하고, 감리부문은 삼우CM이란 독립회사 형태로 쪼개졌다. 서영엔지니어렁은 삼우건축사무소의 100% 자회사였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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