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시설 계속 늘어나는데, 화재 구체적 원인 파악 안돼

지난 8월 15일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태양광발전시설 에너지저장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태양광발전시설 에너지저장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도 70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돼면서 태양광 발전시설의 안전성이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12일 오후 3시 56분쯤 경북 영주시 장수면의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 불이 나 33㎡(10평)의 샌드위치 패널 건물과 에너지저장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등을 태웠다.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이나 날이 흐릴 때 내보내는 장치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전기저장판 등이 모두 타 1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불이 난 태양광 발전소 시설은 1500kWh 규모로 2017년 7월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

태양광 발전 시설 화재는 전국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7일에는 충남 태안군의 한 태양광 발전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리튬이온 전지와 내부 등을 태웠다. 또 지난달 6일에는 울산 북구 한 운동장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 접속함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정부에서 태양광 발전을 장려하면서 태양광 발전 설비는 올해 6월 기준으로 43만622곳까지 늘어난 상태다. 동시에 태양광 화재도 늘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에만 태양광 발전기 화재가 71건 발생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소 관련 소방 시설 기준이 따로 없는 데다 구체적인 원인 파악이 안 돼 있다"며 "소방 당국으로서는 불이 나면 끄는 것 말고는 따로 예방책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지난 8월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해 전수 안전점검을 했으나 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안전점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당시 노후 시설은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안전점검을 했으며 나머지는 시공업체, 발전사업자, 전기안전관리자 등을 통해 자체 점검할 수 있도록 체크 리스트와 안내문자 등을 보냈다”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지난 6월 말 현재 전국 43만622곳에 설치돼 있으며 이 가운데 노후 시설은 175곳이다.

특히 산업부는 태양광 발전시설 내 주요 장비인 ESS에서 화재가 잇따르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부는 10㎿ 이상 규모의 ESS를 중심으로 58개 설치현장에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제조사들은 배터리 관리시스템 작동 오류, ESS 설비 미흡, 시설 밀폐, 작업자 설치 미숙 및 관리 소홀 등을 화재 발생 이유로 꼽았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까지 제품 규격과 안전시설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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