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나와라, 비정규직 불법파견 처벌" 주장

민노총 노조원 8명이 1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로비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문무일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했고 현대·기아차와 한국GM의 경영진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불법파견한 것에 대한 수사와 관련자의 처벌을 주장했다.

친(親)노동자 정권을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민노총이 대한민국 최고 수사기관인 대검찰청 청사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것을 두고 민노총이 친노동계 정부를 등에 업고 공권력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우리나라 핵심 수사기관으로 외부 세력이 청사에서 농성을 벌인 일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민노총은 최근 석 달간 대검 이외에도 서울고용노동청, 대구고용노동청장실, 김천시장실, 한국잡월드 등 일곱 곳에서 길게는 수십일씩 점거 농성을 벌였고, 그 중 세 곳에선 현재도 농성을 진행 중이다. 관공서 외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사무실도 점거 중이다. 민노총이 불과 석 달 사이에 관공서 일곱 곳과 여당 원내대표 사무실을 점거한 것 역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날 대검찰청 점거 농성에 참석한 노조원은 이병훈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지회장과 김수억 민노총 기아차 비정규직 노조지회장, 황호인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지회장 등 민노총의 비정규직 노조 간부 등 8명이었다. 8시간 농성을 이어간 이들은 현재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등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불법파견해 놓고도 아직까지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 수사와 처벌을 주장했고 '현대기아차 불법 파견', '한국GM 불법파견',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정몽구·정의선 구속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대검찰청 로비에 앉아 점거 농성을 벌였다. 민노총 노조원 130여 명은 대검찰청 청사 정문 앞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민노총은 최근 정부기관들을 연이어 점거하며 기습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GM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한국GM 창원공장 비정규직 근로자 774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내린 명령을 사측이 이행하지 않자 지난달과 지난 12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을 두 차례 점거한 바 있다.

민노총 소속 한국GM 노조는 이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인천 부평 지역구 사무실을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민노총 소속으로 국회의원까지 된 홍 원내대표는 이런 노조의 행동에 대해 '미국에서 그렇게 하면 테러'라며 "민노총은 항상 폭력적 방식이고 자기들 생각을 100% 강요하려고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노총 산하 공공운수 사회서비스노조 경북지부는 지난달 말 통합관제센터 기간제 근로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하며 김천시장실을 이틀 동안 검거했었고, 지난 9월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서울지방고용청을 17일 동안 점거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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