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중단한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일본 정부에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없으면 내년 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미국 정부측이 지난 9월부터 수회에 걸쳐 이같은 입장을 일본에 전달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한국 국방부가 대규모 한미훈련 재개 여부에 대해 12월 1일까지 판단할 계획을 밝힌 가운데 미국이 이 시한을 앞두고 북한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기 위한 훈련 재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일본에 설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북 압박 유지를 강조해온 일본 측으로선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 내에선 미국 정부가 상당한 정도의 압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북미 협상이 진전하지 않는 가운데 대규모 훈련을 계속 중단하면 북한을 이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가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이다.

지휘소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은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어 열리는 독수리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이다.

한편 일본은 그동안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어떤 나라보다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지난 6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훈련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는데 중요한 기둥 같은 역할을 했다"고 아쉬움을 표출하면서 북한의 위협은 "변함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협상기간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훈련 중단 이후 외교가에서는 일본 정부가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이 전향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재개해야한다고 미국 정부를 설득해왔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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