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상승…D램 수출물가, 2년 반 만에 최대 폭 하락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높아져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하면서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도 4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D램 수출물가는 2016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며 공급 과잉 우려를 키웠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18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10=100)는 92.06으로 한 달 전보다 1.5% 올랐다. 이는 93.03을 기록한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수입물가는 8월 0.2% 하락했다가 9월(1.4%) 반등한 후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수입물가가 상승한 데는 국제유가 탓이 컸다.

10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9.39달러로 한 달 전(77.23달러)보다 2.8% 올랐다.

구체적으로 원재료 수입물가가 3.1%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포함된 중간재는 1.0% 올랐고 자본재(0.5%), 소비재(0.6%) 수입물가도 모두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광산품인 원유(3.7%), 천연가스(LNG·2.8%), 철광석(7.7%)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중간재 중에서는 벙커C유(7.4%), 프로판가스(10.1%) 등 석탄 및 석유제품에서 수입물가 상승 폭이 컸다.

수출물가지수는 88.32로 0.5% 올랐다.

농림수산품 수출물가가 0.2%, 공산품은 0.5% 각각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신선수산물(3.5%), 경유(4.4%), 벙커C유(9.6%), 합금철(14.0%) 등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D램의 수출물가는 4.9% 하락했다.

D램 수출물가는 8월(-0.1%)부터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D램 수출물가 하락률은 2016년 4월(-10.8%) 이후 가장 컸다.

또 다른 반도체 제품인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도 4.3% 떨어졌다.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는 작년 11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다.

시장 안팎에서는 플래시메모리에서 시작한 가격 하락세가 D램으로 옮겨붙은 점에 주목하며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최근 D램 공급이 많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 보면 수출물가는 1.3%, 수입물가는 10.7% 각각 상승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실제 계약할 때 쓰는 통화) 기준으로 보면 수출물가는 한 달 전보다 0.3% 하락했으나 수입물가는 0.8% 올랐다.

한국 ICT 융합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PenN과의 인터뷰에서 "수입물가는 소비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수입물가의 상승은 인플레이션의 전조이자 예고지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최근 경기 상황이 나쁘고, 최저 임금 인상으로 식음료품 등 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나"라며 "여기에 수입물가 상승까지 더해져, 경기는 침체하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테그플레이션 조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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