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야당 苦言 무시" 여야정상설협의체 첫 회의 1주 만에 '삐걱'
2野 "시장에 긍정신호 줄 방향조정과 경제사령탑 인사, 조명래 임명 자제 부탁했었다"
"野 선의 무시 7번째 '청문보고서 없는 장관' 임명, 방관하는 與…책임있는 조치 먼저"
與는 "첫날부터 실무회동 가동 안돼 유감" "지나간 일 잡으려 해" 野 책망

(왼쪽부터)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합의문 이행 추진을 위한 3당(교섭단체) 실무TF'에 당분간 불참한 이유 등을 표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재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합의문 이행 추진을 위한 3당(교섭단체) 실무TF'에 당분간 불참한 이유 등을 표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위법·탈법 의혹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 새해 정부예산안 심의를 앞둔 '경제투톱 좌클릭 교체' 등에 강한 불만을 표하면서 여야정(與野政)국정상설협의체 후속 조치인 국회 교섭단체 실무회동에 "참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윤재옥 한국당·유의동 바른미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로 예정했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합의문 이행 추진을 위한 3당(교섭단체) 실무TF' 첫 회의에 불참한 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윤재옥 원내수석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협의체 회의를 통해 야당 원내대표들이 대통령께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경제정책의 방향 조정과 경제사령탑 인사'에 대해 고언을 정중히 드렸다"며 "조명래 환경장관 후보자에 관해서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을 얘기하며 임명 자제를 부탁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은 이런 정중한 고언에도 9일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각각 정책실장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했다"며 "조 장관도 임명해 현 정부 들어서 7번째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없는 장관'이 탄생했다. 야당의 정중한 요청에도 이러는 건 협치를 말씀한 것과 반대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유의동 원내수석은 "이번 인사로 국회 예산심사는 사실상 무력화됐고, 국회 인사청문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며 "결국 여야정협의체는 소통과 협치가 아님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여당은 무책임한 태도로 사태를 방관하고 있는데 여야정 협의체를 이끌 책임 있는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부여당이 협치를 위한 준비와 자세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오늘 (여야정협의체) 후속 조치를 위한 실무회동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의 책임있는 조치가 협상 전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당 원내수석은 회견 직후 기자들을 만나서는 '실무 협의 복귀 조건'에 관해 "구체적인 입장이라기보단 협치의 근본적인 정신이 회복돼야 한다"며 "여야간 신뢰를 갖고 협의체를 운영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 때 실무회동을 통해 협의체 논의사항을 구체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안 및 예산 심의도 실무회동 보이콧과 연계하느냐'는 질문엔 윤 원내수석이 "쟁점이 없는 것들은 굳이 야당이 발목을 잡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여야 간 논의와 타협이 필요한 법안은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고는 논의하기 어렵다"고, 유 원내수석이 "저희가 보류한 것은 여야정 협의체에서 논의하고자 한 구체적인 실무협의다. 그것과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각각 답변했다.

여야정협의체 첫 회의에서 도출한 탄력근로제 확대 및 아동수당 전면·확대 지급 입법 합의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논의가 상황에 따라 지연될 수 있다"고 윤 원내수석이 밝혀뒀다.

그는 "그러나 합의의 근본 정신을 우리가 훼손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며 "흠결 없는 후보를 사실 찾기 어려운 건 인정하지만, 흠결의 정도나 수준이 심각한 상황까지도 무시한다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할 의미가 과연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이 상황에 대해선 정부여당이 국민의 입장에서 야당의 문제제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원내수석은 "저희 입장에서 이 정도의 발언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현 정부여당의 자세는 야당의 선의를 선의로 해석하지 않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12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합의문 이행 추진을 위한 3당(교섭단체) 실무TF'에 두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대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12일 오후 3시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던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합의문 이행 추진을 위한 3당(교섭단체) 실무TF'에 두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대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은 야권의 실무회동 거부에 강력 반발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여야가 논의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많고 3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이 정기국회 동안 긴밀하고 활발하게 협의를 해서 원만하게 (타협에) 이른 과제를 처리하기로 했었다"며 "첫날부터 (협상) 테이블이 가동 안 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두 야당을 책망했다. 서영교 민주당 원내수석 역시 "지나간 일과 진행된 일을 잡으려고 한다"며 "그것보다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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