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규제철폐·감세·공무원축소 등으로 2020년 재정수지 흑자전환 목표
FT, '시카고 학파' 대거 기용으로 칠레의 성장 이끈 피노체트에 비유

포퓰리즘에 빠져 파탄 위기에 직면한 브라질이 공공부문을 축소하고 규제를 대거 철폐하는 '피노체트식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1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현재 29개인 연방정부 부처를 18개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기조 속에서 재무부·기획부·산업통상부 등 3개 경제 부처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브라질의 경제 정책을 지휘하는 사령관은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알려진 파울로 게지스 경제부 장관 내정자다. 그는 자유주의 경제학이 추구하는 ▲공기업 민영화 ▲연금개혁·감세 ▲정부 소유 부동산 매각 ▲정치인·공무원 특권 축소 ▲공무원 감축 등을 통해 좌파 정부가 그동안 고수해온 경제 정책에서 탈피해 브라질 경제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교통·항만·항공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를 신설해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브라질의 인프라 투자느 국내총생산(GDP) 대비 1.7% 수준이지만 앞으로 이를 4%대로 끌어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게지스 장관 내정자의 이같은 정책에 대해 '칠레의 피노체트식 개혁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칠레는 좌파정권 집권 시기인 1973년 고물가에 신음하는 등 극심한 경제적 위기를 겪었지만, 피노체트가 쿠테타를 통해 집권한 뒤 남미 최초로 신자유주의 경제를 도입하여 남미의 중심 경제국가로 발돋움했다.

당시 피노체트 정부 아래 밀턴 프리드먼으로 대표되는 '시카고 학파'의 경제관이 대거 유입되어 구리광산 국유화나 의료체계 개편 정책들이 취소되고, 주요 국영기업의 민영화, 규제 철폐, 무역장벽 완화 등의 정책들이 실행됐다.

그 결과 칠레는 1980년대부터 2007년까지 약 6%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보였다. 당시 남미지역 평균 경제성장률 2.8%와 비교하면 크게 앞선 수치다. 피노체트에 대해서는 그가 독재로 인권을 탄압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지만 당시 다른 남미국들과는 다르게 좌경화를 막고 칠레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게지스 내정자는 올해 초 FT와의 인터뷰에서 “시카고 학파가 칠레를 구하고, 칠레를 고쳤고, 혼란을 고쳐냈다”며 “자유시장경제(liberals)는 언제나 답을 찾아낸다"고 밝힌 바 있다. 브라질 정부는 새로운 우파정부의 집권을 통해 '피노체트식 개혁'을 단행하여 2020년까지 재정수지를 흑자로 전환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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