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희토류 전문조사업체 인용 "희토류 생산량 5년간 최저 수준"
中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달라" 반박
일본과의 영토 분쟁에 '희토류 수출 금지'로 협상 우위 점한 전례있어

중국 정부가 미국의 연이은 통상압박에 최근 희토류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최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지만,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즉시 강하게 부인하면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희토류 시장 질서를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희토류는 휴대폰,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첨단제품과 미사일, 레이더 등 첨단 군사무기의 핵심 부품에 사용된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80% 가량을 담당하고 있으며, 미국이 지난해 수입한 희토류의 78%는 중국산이다.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줄이면 가격이 뛰고 이는 미국의 첨단제품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 

앞서 희토류 전문 시장조사업체 아다마스인텔리전스는 중국이 올 하반기에 17개종에 달하는 희토류 분리·제련 쿼터를 종전 36%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이는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으로 중국 국내 수요만 겨우 충족할 수 있는 양이라고 아마다스는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스티유에 따르면 희토류의 하나인 프라세오디뮴 네오디뮴 산화물(PrNd Oxide) 가격이 1년 내 10~50%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며 향후 5년간 두 배로 뛸 것으로 전망했다.

미 지질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가별 희토류 생산량은 중국이 10만5000t으로 세계 1위이며 호주(1만4000t), 러시아(3000t), 인도(1700t) 등과는 차이가 크다. 이처럼 중국이 압도적으로 희토류 생산을 담당하고 있어 대체 수입처가 마땅치 않다. 이같은 이유로 미국은 올해 중국을 상대로 한 관세 부과 품목에 희토류를 포함하지 않았다. 

중국이 희토류를 줄여 미국을 상대로 보복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산업부는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중국은 올해 희토류 채굴 쿼터는 12만톤, 분리 제련은 11만5000톤으로 각각 늘렸다"며 "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덧붙여 "(아다마스의 발표는) 상반기에 올해 쿼터의 60%, 하반기에 나머지 40%를 배정한 데 따른 착오"라며 "중국은 주요 희토류 생산국으로서 공정하고 이성적인 시장 질서를 위해 국제사회와 활발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희토류는 국제 사회 분쟁에 있어 중국의 강력한 카드로 언제든지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이 지난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 분쟁 당시,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해 사흘 만에 일본의 양보를 얻어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중국 입장에선 미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이어가는 데엔 한계가 있어, 회토류 생산량 조절을 통해 압박을 이어간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양국의 갈등을 두고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미·중간 통상마찰을 줄이는 데 합의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양국의 외교적 카드가 얼마나 다양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양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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