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평판이 좋은 정보기술(IT) 기업에 선정됐다.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미국의 IT 기업들을 모두 제친 결과이자 국내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에 본부를 둔 글로벌 컨설팅 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가 최근 발표한 '2018년 미국에서 가장 평판 좋은 IT 기업'(2018 Most Reputable Tech Companies in US)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평점 78.5점을 얻으면서 2위에 올랐다.

이번 순위는 미국 내에서 2만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실적, 제품·서비스, 리더십, 혁신, 시민의식, 업무환경, 지배구조(거버넌스) 등 7개 영역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매겨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업체인 엔비디아(80.3점)가 유일하게 80점을 넘기면서 선두를 차지했고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내비게이션 업체인 가민을 비롯해 HP엔터프라이즈, 인텔, 구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어도비, 세일즈포스, HP 등이 '톱 10'에 포함됐다.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본사가 미국이 아닌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일본 엡손(18위)이 가장 높은 순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같은 조사에서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RI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로 위기를 겪었지만 공식 사과를 통해 명성을 회복했다"며 "투명한 소통(transparent communications)과 제품·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좋은 평판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보다 미국을 비롯해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 기업"이라면서 "대한민국 대표기업임에도 국내에서는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데다 최근 몇 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시키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수사한 것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생산라인의 직업병 관련 조사를 진행한 삼성옴부즈만위원회가 올해 초 전국의 성인 3277명을 상대로 실시한 기업 이미지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소통 능력' 부문에서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와 미국 구글 등에 모두 밀리면서 최하위에 랭크된 바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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