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으로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는 고용탄성치가 올해 0을 겨우 넘겼다.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한국은행 경제전망을 토대로 추정한 올해 고용탄성치는 0.11이다. 고용탄성치는 취업자 수 증가율(0.3%)을 경제성장률(2.7%)로 나눈 수치를 의미한다. 이는 작년보다 3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취업자 수 증가율은 1.2%였고 경제성장률은 3.1%였다.

2014년 0.72에서 2015년 0.39, 2016년 0.30으로 떨어진 고용탄성치는 작년에는 0.39로 반등하는 듯했으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정대로라면 올해 고용탄성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09년(-0.52)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아진다.

대다수 기관은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10만 명을 밑돌아 2009년 이후 최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올해 9만 명,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전 5년(2013∼2017년) 연평균 0.5이던 고용탄성치가 향후 5년(2018∼2022년)에는 연평균 0.3으로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고용탄성치는 한 경제의 고용창출력을 나타내는 수치로 클수록 경제성장에 견줘 고용 확대 규모가 크다는 의미다. 시장이 고도화될수록 고용탄성치는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개발도상국 수준에서는 고용탄성치가 높았다가 경제가 성숙해지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주력 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국내 고용탄성치 하락은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산업 구조가 자본·기술 집약적 산업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서다. 스마트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금융, 무인점포 확대 등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서 인간은 노동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고용탄성치 하락은 산업의 구조와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고용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좋지 않고 경제정책 실패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내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을 꺼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고용탄성치 하락에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치의 하락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소득주도 성장을 내건 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같은 노동 규제를 강화했고 최근에는 공정경제를 강조하면서 대기업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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