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 경제팀 교체에 “(소득주도 정책이란) 대통령의 철학은 그대로...절망이다”
“이미 일곱 번씩이나 국회청문회 무시하고 강행했으니 청문회 기대할 수도 없어”
“야당은 무얼 해야하나 답답할뿐...아무쪼록 대통령에게 시장에 겸손하라고 충언하기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투톱' 동시 교체와 관련해 "이념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통령이 걱정스럽고, 안쓰럽다"고 밝혔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손학규 대표 (사진=연합뉴스, 2018.11.9)

손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남의 말 안 듣기로 유명하단 말이 근거 없기를 바랐는데 이번 인사를 보면 대통령의 고집이 대단한 것 같다"며 이같이 적었다.

손 대표는 "내 요구와 주장대로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이 경질됐지만, 전혀 좋지 않다"며 "내가 요구한 것은 단지 사람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철학을 바꾸라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철학을 소득주도성장의 경제기조가 아닌 ‘경제는 시장에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는 생각으로 바꾸고, 실용적 시장주의자로 바꾸라는 주장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지명되고, 김수현 정책실장이 임명된 것에 대해 “대통령의 철학은 그대로”라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시장을 중시하라는 요구에 대해, ‘내가 내 길 가는데 무슨 딴소리냐’ 하는 대답인 것”이라며 절망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김 정책실장을 겨냥해 "부동산위기의 원조이고, 탈원전 정책의 주역이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이너서클 멤버"라며 "김수현 원톱(One Top)이 틀림없는 상황에서 말 잘 듣는 관료 출신 홍남기 후보자가 이너서클에 이념편향적 왕 실장에게 끌려다니면 이 나라 경제는 이제 끝장"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또한 “이미 난 인사를 어쩌겠나? 이미 일곱 번 씩이나 국회청문회를 무시하고 장관 인사를 강행했으니 청문회에 기대할 수도 없고...”라며 청와대의 인사 강행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이어 “정책실장은 그나마 청문회 대상도 아니고... 안쓰러운 마음에 걱정이 태산”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아무쪼록 예산 갖고 공무원이나 늘리고 알바 일자리로 통계 분식이나 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거부하고, 소신있고 떳떳하게 시장을 활성화시키기를 빌 뿐”이라며 “대통령에게 시장에 겸손하고 기업을 존중하라고 충언하는 부총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제 야당은 무엇을 하고, 나는 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답답할 뿐"이라며 글을 맺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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