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을 평양으로?' 국민 반대에도 밀어붙이는 文정부
마식령 스키장, 금강산 문화행사 등 새로운 친북노선 '논란'
조총련 한반도 깃발 들고 입장, 조총련 응원단 250명도 온다
북한 참가 및 단일팀 구성에 반대 목소리 높았지만… '무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진천 선수촌을 방문했다.(연합뉴스 제공)

 

평창 동계올림픽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원했던 '북한과의 대화의 장'으로 변질됐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각종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함께하는 평창'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원래 계획을 그대로 이어갔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 ▲금강산 문화행사 등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정부의 구상에 따른 것이다. 

또 개회식에 태극기 대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가 만든 한반도 깃발을 들고 입장하는 것 역시 문재인 정부가 준비하고 제안한 내용이다. 

조총련 깃발을 들고 입장할 경우, 평창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개최국이 자국 국기를 들지 않는 첫 대회가 된다. 북한은 조총련 응원단 250명도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고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체결한 다양한 '평창 구상'은 이미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공유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가 공개한 문화체육관광부의 'VIP(대통령) 평창 동계올림픽 5대 구상'이라는 문건에는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수 있도록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협의 ▲북한 선수단과 임원, 금강산 육로로 대회 참가 ▲북한 동계 스포츠 인프라 활용 방안 논의 ▲북한 응원단이 원산항에서 출발해 속초항으로 입항 ▲금강산 온정각과 그 일대에서 올림픽 전야제 개최 노력 등의 내용이 있었다. 

또 통일부가 공개한 '평화 올림픽 기본 구상' 문건에도 8개 항목이 존재했다. 이 문건은 ▲남북 선수단 개회식 공동 입장 ▲남북 공동 응원단 구성 ▲북측 선수단 및 응원단의 육로 및 해로 입국 지원 ▲북측에 사전 훈련지 제공 및 공동 훈련 ▲북측 마식령 스키장 이용 ▲올림픽 개막식 전야제 금강산 개최 ▲북한 응원단 및 예술단 참여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으로 구성돼 있다.

통일부는 "대통령의 평창올림픽 5대 구상과 정부의 평화 올림픽 8대 구상에 기초해 우리가 먼저 제안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이 되고 나서까지 줄곧 평창에 대한 구상안을 언급했다. 지난해 1월 문 대통령은 "북한의 금강산호텔이나 마식령 스키장 등을 숙소나 훈련 시설로 활용하고 금강산에서 동시 전야제를 하면 세계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지난해 4월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고 남북이 공동 응원단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도 평창올림픽을 남북대화의 계기로 만들겠다는 뜻을 여러 번 밝혔다.

야권은 "평창을 체제 선전장으로 이용하려는 북한 의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평창을 북한에 상납한 문재인 정권에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고 국민의당은 "정부는 북핵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훈련하는 것이 대북 제재를 위반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자유한국당은 "우리 선수가 마식령을 이용하면 북한에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는 5·24 경제 제재 조치를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파견된 북한 응원단.(연합뉴스 제공)

 

지나치게 많은 북한 방문단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선수는 달랑 8명을 보내면서 응원단을 포함한 북한 방문단 규모가 약 500~700명에 이르는 '매머드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이 평창에 보내는 방문단에는 삼지연 관현악단 140여 명과 응원단 230여 명, 태권도 시범단 30여 명, 기자단 등을 포함돼 이고 조총련 응원단의 활동을 보장하기도 합의하면서 250명의 조총련 응원단이 평창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통일부가 밝힌 차관급 실무회담 공동보도문에 규모가 명시되진 않았으나 지난 9일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이 파견하기로 한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등을 합치면 규모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비해 북한 선수단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와일드카드(특별 출전권)' 등을 감안해도 10여 명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원단이 실제 선수단보다 수십 배 더 많은 기형적인 구조인 것이다.

이번 북한 지원단은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북한이 남한에 가장 많은 인원을 파견했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선 선수단 362명과 응원단 288명 등 총 650명에 달했다.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에는 선수단 224명, 응원단 303명 등 총 527명을 보낸 바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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