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문재인 정부가 이념적·좌편향적이며 검증되지 않은 경제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을 의미" 지적
김 부총리 "경제정책에 함께 과감하게 책임 있는 결정이 따랐으면 좋겠다는 뜻" 해명
이르면 이번 주말 경질...후임으로 홍남기 현 국무조정실장 거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라는 표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경제부처 예산심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 부총리가 전날 ‘우리 경제가 위기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라고 언급한 데에 그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김 부총리가 청와대의 잘못된 경제 상황 인식과 독단적 경제정책을 비판한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김 부총리와 더불어민주당은 이같은 해석을 부정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부총리의 어제 발언은, 문재인 정부가 표를 의식한 정책 결정을 하는 것과 이념적·좌편향적이며 검증되지 않은 경제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을 의미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한 대외적으로는 청와대와 정부의 두 컨트롤타워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 부총리 간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박대출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확실히 듣도보도 못한 나라, 외눈박이 괴물 나라를 만들고 있다"면서 "(김 부총리의 말대로) 의사결정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야당의 이같은 해석을 부정하며 "저는 굉장히 의견을 달리한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어떻게 제 얘기를 그렇게 해석해서 쓸 수 있는가 생각할 정도로,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기사를 보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규제개혁 입법이나 경제구조개혁 입법 등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며 "경제에서만큼은 여야 간 이과 ·프레임 논쟁을 벗어나, 함께 과감하게 책임 있는 결정이 따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여야정 협의체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경제에서만큼은 필요하면 격렬한 토론을 벌여서라도 ‘경제 연정’이라고 할 정도까지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정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야당에서 ‘장하성 정책실장의 실정 책임 더 크다’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지금 경제와 고용 상황의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경제 운용을 책임지는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말 그의 후임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사 시기가 언제든 예산 심의는 책임지고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 있냐’는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김 부총리는 "현재 고용상황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런 의사를 전달했다"고 답해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했던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신임 경제부총리 후보로는 홍남기 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