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윤소하 "노동존중 대한민국 말만 말고 추진해야" 요구하자 선 긋기
"전교조나 민노총 사회적 책임 나눌 힘있는 조직, 내부 어려움 스스로 극복해야"
종일 '2인자 논란' 속…광주형일자리-탄력근로제 확대 민노총 등 반발 각 세운 격
'첫눈 오면 놓아주겠다'던 탁현민 거취엔 "첫눈 아닌 겨울까지…말바꾼거 아니다"
리선권 '냉면 막말' 파문엔 "北측에 우려 충분히 전달됐을 것, 재발 않게 노력"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교조와 민노총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노총은 이제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힘 있는 조직"이라고 발언했다. 최근 문재인 정권과 핵심 지지기반인 민노총 등 노동계가 공개 마찰하는 와중에 나온 청와대 핵심 인사의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비례대표·초선)가 '노동 존중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말씀만이 아니라 실제로 추진하기를 당부드린다'고 질의하자 "노동 존중 사회로 가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히 갖고 있다"면서도 이같이 답변했다.
임 실장은 또 윤소하 원내대표가 '민노총은 아주 열악한 비정규직 노조가 다수 포함돼 있다'고 지적한 데에도 "어느 조직이나 그렇다"며 "민노총이 여전히 노동자 권리를 보호해야할 문제가 남았는가 하면 동시에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힘있는 조직이기도 하다"며 "전교조나 민노총도 내부 어려움이 있더라도 스스로 극복하며 사회적 협력 틀을 만드는데 힘써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교조나 민노총도 내부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스스로 극복하며 사회적인 협력 틀을 만들기 위해 힘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일 국감에서 시종 '2인자 행보 논란'에 직면한 가운데 강경좌파 진영과 일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 한층 이목을 끈다.
민노총은 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 및 탄력근로제 확대 등과 관련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6일 "광주형 일자리를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고 노동계에 호소했다.
이밖에 운영위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임명 전부터 왜곡된 성(性)의식을 담은 저서로 '여혐 논란'에 휩싸여 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비례대표·초선)은 임 실장이 과거 탁현민 행정관 거취와 관련해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고 한 것을 두고 "(첫눈도 왔는데) 말씀하신 것을 지켜야 한다. 또 양치기 소년 되겠다는 건지 인공 눈이라도 뿌려야 하는 건 아닌지 그런 심정"이라고 물었다. 실제로 앞서 지난달 18일 설악산에는 첫눈이 내렸고, 바른미래당은 대변인 논평으로 임 실장에게 탁 행정관 경질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한 바 있다.
이에 임 실장은 "탁 행정관은 조금 더 자유로운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데 제가 붙들었다"며 "탁 행정관에게 '겨울까지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을 바꿨다. '첫눈이 오면 놓아주겠다는 말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송희경 의원의 지적에도 임 실장은 "아니다. 말을 바꾼 게 아니다"고 강변하면서 "조금 더 고생해달라고 만류하는 중"이라고 했다.
임 실장은 최근 논란이 된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리선권의 '냉면 목구멍' 막말을 내놓고 부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야권의 지적이 잇따르자 "이 논란 속에 발견되는 우려는 이미 북측에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며 "그런 일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면 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