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장관, '5.18 계엄군 성폭행 의혹' 對국민 사과..."시점상 적절한가"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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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정치사회부 기자(경력직)

  • 최초승인 2018.11.07 13:35:40
  • 최종수정 2018.11.08 11:40
  •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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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장관, "무자비한 진압 통렬히 반성한다"며 "가해자·소속부대 조사하겠다"
국방부·여가부·인권위 공동조사 토대로 사과…향후 출범할 5.18 진상조사위 조사 필요
송영무 前장관은 5.18 헬기사격 실시 '증언·증거' 규명 없이 사과한 전례 있어
옛 광주교도소 인근 광주시민 암매장 의혹 등도 미결사안…발굴성과 아직 없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5·18 광주 사태 당시 계엄군이 성폭행을 자행했다는 증언 등을 확보했다는 공동조사단 발표를 계기로 대국민 사과했다.(사진=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5·18 광주 사태 당시 계엄군이 성폭행을 자행했다는 증언 등을 확보했다는 공동조사단 발표를 계기로 대국민 사과했다.(사진=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58·공사 30기)이 38년 전 '5.18 광주 사태' 당시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범죄 수십건의 증언 등을 확보했다는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의 지난달 31일 발표를 토대로 7일 '대(對)국민 사과'를 했다.

다만 이 사건은 앞으로 출범 예정인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이관돼 가해자 유무와 소속 부대 등 추가 조사가 진행돼야 하는 상황으로, 전말이 모두 확인되기 전에 장관이 사과부터 한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한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송영무 전임 국방장관도 계엄군의 헬기사격의 '일반적인' 지침이 하달된 정황 외 대(對)민간인 헬기사격을 실시했다는 증거·증언이 확보되지 않은 가운데 '대국민 사과'를 한 전례가 있다.

정경두 장관은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바랐던 민주화운동의 현장에서 여성을 인권을 짓밟은 참혹한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무고한 여성분들께 말로 다할 수 없는 깊은 상처와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 정부와 군을 대표하여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정부 공동조사단 발표에 대해 "정부 조사에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과 추행, 성고문 등 여성 인권 침해 행위가 확인되었다. 피해자는 10대에서 30대의 어린 학생과 젊은 여성들이었고, 민주화를 위한 시위에 나섰거나 가족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심지어 시위에 가담하지 않은 여학생, 임산부도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계엄군과 국가 권력으로부터 고통을 받으신 모든 시민과 여성들께 거듭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어 "계엄군 지휘부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으로 무고한 여성 시민에게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힌 것을 통렬히 반성한다"며 향후 국방부와 군 차원의 조치에 대해, 진상조사에 대한 전폭적 협조를 약속했다. 

그는 "지난 38년 동안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은 물론, 여성을 향한 성폭력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음으로써 피해자들과 그 가족의 절망과 분노는 더 커졌다"며 "국방부는 앞으로 출범하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은 "가해자 또는 소속부대를 조사하겠다"며 "'진상 규명'의 범위에 '성폭력'을 명시할 것을 제안한 진상조사단(정부 공동조사단)의 권고를 엄중히 받아들여 군에 의한 성폭력의 과오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군사정부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나섰던 광주시민의 명예를 회복하고, 보통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여성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데 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피해 여성들의 명예 회복과 치유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가인권위원회와 여성가족부, 국방부가 구성한 5·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은 올해 6월~10월말 ▲피해 접수·면담 ▲광주광역시 보상심의자료 검토 ▲5·18 관련 자료 분석 등의 방법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폭행 피해 사례는 중복 사례를 제외하고 17건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공동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성추행, 성적 가혹행위 등 여성인권침해행위는 총 43건이 있었다. 공동조사단 발표 자료에는 올해 7월9일부터 10월23일까지 특전사 등 20개 기관을 대상으로 벌인 현장 조사에서 "가해자(또는 소속부대) 특정", "작전 당시 복장(얼룩무늬, 민무늬) 확인"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자료에 당시 성폭행 가해자 소속 부대명은 드러나지 않았다. 군인들의 성폭행은 시민군이 조직화하기 전인 1980년 5월19~21일 사이 집중됐다고 한다. 초기에는 광주 금남로, 장동, 황금동 등 광주 도심에서, 중후반에는 광주교도소 부근, 상무대 등이 성폭행 장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공동조사단은 밝혔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는 "피해자 대다수는 총으로 생명을 위협 당하는 상황에서 군복을 착용한 다수의 군인들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했다"며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 기억 속에 갇혀 제대로 치유받지 못한 채 당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인권위 등은 피해자 진술과 5.18 당시 계엄군 병력배치, 부대 이동작전일지 등을 토대로 3공수, 7공수, 11공수특전여단 등 3개 부대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조사단은 조사 결과 자료일체를 향후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에 이관해 추가 조사가 진행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5.18 진상규명 차원에서 광주시는 지난 6월27일부터 통합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광주시민 암매장, 행방불명, 헬기사격 및 발포, 과격진압, 성폭력 등 제보를 받았다. 이 중 암매장 의혹의 경우 지난해 11월초부터 5.18 기념재단 등이 옛 광주교도소(인근 40m 일대)에서 시작해 옛 상무대 인근 광주천변까지 발굴 작업을 펼친 사안이나, 흔적을 찾아내지는 못한 바 있다. 올해 1월 중순 옛 광주교도소에 대한 발굴 작업이 재개됐지만 성과 없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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